[손용석의 Wine&] 신라호텔, 하우스 와인 선정 ‘공개 오디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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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최근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신입사원’ 등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다. 이런 인기가 사회 전반을 파고들며 와인 업계에까지 미치고 있다.

 호텔업계 대표주자인 신라호텔은 최근 ‘하우스 와인(House Wine)’을 공개 오디션 형태로 뽑겠다고 나섰다. 신라호텔은 최근 국내 와인 수입사들에 서울 신라호텔, 제주 신라호텔에 사용될 하우스 와인을 공개적으로 고르겠다고 통지했다. 모두 7만~9만원대 와인 3종으로 앞으로 1년 동안 호텔 내 레스토랑은 물론 각종 연회장에 하우스 와인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신라호텔의 하준석 음료담당 매니저는 “1년 동안 하우스 와인으로 사용될 규모는 3만 병 정도”라고 밝혔다.

 하우스 와인이란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와인을 말한다.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선 2~3종의 하우스 와인을 잔 단위로 판매한다. 일부 레스토랑에선 품종이나 국가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하우스 와인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의 고급 레스토랑들은 하우스 와인을 대표 요리 못지않은 간판 상품으로 여긴다. 그래서 기존 와인이라도 레이블이나 품종 배합을 바꿔 세계에서 유일한 와인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선 레스토랑 체인인 ‘매드 포 갈릭’에서 이탈리아 중부 와인회사 ‘아르날도 카프라이’와 계약을 맺고, 마늘 요리에 어울릴 만한 고유의 하우스 와인 ‘몬테팔코 로소’를 맞춤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신라호텔 하우스 와인 공개 오디션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지난달 말까지 15개 와인 수입사에서 모두 114종의 와인을 출품했다. 호텔 측에 와인을 출품한 한 수입사 관계자는 “3만 병이면 국내 중소 수입사의 한 해 매출 규모”라며 “국내 최고급 호텔에 하우스 와인으로 선정된다는 상징성도 있어 그 파급 효과가 남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출품된 와인들은 신라호텔 소믈리에·지배인들의 1차 평가를 통해 30종까지 추려질 예정이다. 신라호텔은 5월 4~9일 호텔 숙박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이너리 패키지’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1차로 선정된 30종 와인을 무료로 시음하게 해, 선호하는 와인을 투표로 고르게 할 예정이다. 일반인들도 3만원을 내면 시음회에 참가할 수 있다. 여기에 외부 와인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 심사단의 평가를 합산해 최종 3종의 와인을 고른다. 하 매니저는 “이렇게 선정된 와인은 우리 호텔에서 매년 개최하는 로버트 파커 시음회에도 선보일 것”이라며 “매년 지속적으로 개최해 국내 와인 애호가들에게 흥미있는 이벤트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하 매니저는 “최종 선정된 하우스 와인은 현지 와인회사와 협의를 통해 레이블이나 병목에 신라호텔과 관련된 이미지를 입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용석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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