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투투'의 김지훈 듀오 '듀크'결성 컴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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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레게풍 리듬에 달콤한 멜로디를 얹은 '일과 이분의 일' 로 빅히트를 쳤던 댄스그룹 투투의 보컬 김지훈이 5년만에 테크노.록 싱어송라이터로 돌아왔다.래퍼 김석민과 함께 '듀크(공작)' 란 듀오를 결성하고 '2000-파트 원' 이란 음반을 냈다.

원래 록보컬 지망생이었던 김지훈은 어느날 매니저에 손목잡혀 멋모르고 댄스가수가 됐다.남이 지어준 댄스팝을 앵무새처럼 불러대던 그는 자신만의 색깔을 살린 자작곡을 연주하고픈 욕구에 시달렸다.그룹해산 후 장기간 음악수업 끝에 낸 이번 음반은 그 욕구를 살리는 한편 댄스가수 생활 중 터득한 대중성도 가미한 절충작이다.한창 유행을 타고 있는 테크노와 가장 보편적인 가요장르 발라드를 각각 5곡씩 집어 넣은 뒤 록과 하드코어 4곡을 덧붙여 음악성을 추가했다.

음반 타이틀곡 '스타리안' 은 김지훈의 선율 제조력을 보여주는 테크노 팝. 솜사탕같은 멜로디.코러스가 '일과 이분의 일' 같은 대중적 매력을 발산한다.이어지는 '굿나잇' 은 절로 손목을 흔들게 하는 흥겨운 리듬 패턴이 국내 최고 인기 테크노팝 '아목' 과 매우 흡사하다.지나치게 유행을 따라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다소 강박적인 대중성에의 고려를 벗어나 듀크 본연의 음악을 선보이는 부분은 음반 뒤쪽 록 계열의 노래들. 징징대는 기타 도입부를 거쳐 수록된 '천사의 눈' 은 꽉차고 박력있는 하드코어 연주가 일품이며 '쉽지 않아' 는 다채로운 랩이 감칠맛 난다.

듀크의 새 음반은 한때 상업시스템에 포섭돼 원치 않는 노래를 불렀던 가수 지망생이 오랜 은둔 끝에 자기 고유의 음악을 추구해 내놓은 작품이란 점에서 눈길을 모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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