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대포 11방, 스탠드엔 18만 명 … 4월은 야구와 함께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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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프로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2~3일 전국 4개 구장에서 열린 8경기에는 총 18만여 명의 관중이 입장해 한 시즌 600만 관중 돌파를 향해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각 팀의 거포들은 이틀간 총 1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채태인(삼성)과 김상현(KIA)이 ‘야구의 꽃’인 만루홈런을 날렸고, 3일 경기에서는 KIA와 한화가 각각 이범호와 이대수의 결승 홈런으로 시즌 첫승을 따냈다. 사진은 3일 두산-LG의 라이벌전을 보기 위해 이틀 연속 만원 관중(2만7000명)이 들어찬 서울 잠실구장. 두산과 LG는 1승씩을 주고받았다. [연합뉴스]

김상현(左), 이대호(右)

거포들의 홈런 경쟁이 일찌감치 불붙었다.

 출범 30주년을 맞은 프로야구가 정규시즌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첫날인 2일 전국 4개 구장이 모두 만원을 이루며 9만5600명의 관중이 들어찬 데 이어 3일에도 서울 잠실구장(2만7000명)이 연속 매진되는 등 이틀간 총 18만656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돌아온 야구 시즌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그라운드에서는 홈런왕 후보들의 레이스가 뜨겁게 시작됐다. 2009년 홈런왕인 김상현(31·KIA)은 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그랜드슬램으로 시즌 1호 아치를 장식했다. 지난해 홈런왕인 이대호(29·롯데)는 한화를 상대로 2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하며 2001년 데뷔 후 개인 통산 200홈런(역대 16번째) 고지에 올라섰다. 이틀간 8경기에서는 총 11개의 홈런이 터졌다.

 김상현이 타석에 등장하면 KIA 팬들은 “KIA의 해결사, 김상현”을 외친다. 3일 경기 4-1로 앞선 2회 말 2사 만루에서 나온 김상현은 SK에서 이적한 삼성 선발 카도쿠라 켄과 투 스트라이크 이후 파울을 네 개 연속 걷어내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9구째 카도쿠라가 높은 직구를 던지자 김상현은 방망이를 힘껏 휘둘러 장외 좌월 만루포를 날렸다. 전날 개막전에서 2-1로 앞선 8회 초 삼성 채태인에게 만루홈런을 맞아 역전패한 아쉬움을 고스란히 되갚는 한 방이었다.

 김상현은 경기 뒤 “이대호와 함께 50홈런을 목표로 했는데 초반부터 치고 받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2009년에도 삼성전 만루홈런(4월 26일·대구)을 시작으로 좋은 흐름을 탔다. 올해 느낌도 좋다”고 말했다. KIA는 경기 중반 8-8 동점을 허용했으나 일본에서 복귀한 이범호가 7회 말 결승 솔로 아치를 그려 9-8로 이겼다.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지난해 타격 7관왕 이대호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2일 개막전에서 현역 최고 투수 류현진(한화)으로부터 솔로 아치를 그린 이대호는 3일에도 3회 말 상대 선발 안승민에게서 선제 솔로포를 뽑아냈다. 경기는 한화의 3-1 역전승으로 끝났다. 이대호는 “팀이 져서 아쉽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홈런이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현과 이대호는 올 시즌 나란히 서로를 홈런왕 경쟁자로 지목하고 있다. 둘 모두 날씨가 더워질수록 몰아치기 능력을 보여주는 타자들이라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상현은 2009년 8월 15개의 대포로 역대 월간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웠고 이대호는 2010년 8월 9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다.

 LG는 지난해 시즌 도중 SK에서 트레이드 된 선발투수 박현준이 6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잠실 라이벌 두산을 7-0으로 눌렀다. 지난해 챔피언 SK는 넥센을 5-3으로 꺾고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삼성 감독과 양승호 롯데 감독은 나란히 개막전을 승리했으나 3일 경기에서는 역전패의 고배를 마셨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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