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 안희정 충남지사 투자유치 위해 잇단 방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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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이시종 충북지사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시종지사는 10일부터 18일까지 6박 9일 간 뉴욕·샌프란시스코 등을 찾는다. 안희정 지사는 이미 지난달 31일부터 미국을 방문 중이다. 7박8일 일정으로 로스앤젤레스(LA)주변과 필라델피아를 순방한다.

 이시종 지사는 항공권 선택부터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지사는 왕복 282만7500원짜리 이코노미클래스 좌석을 이용한다. 당초 비서진은 14시간이나 되는 장거리 비행인데다 60대 중반의 나이를 고려해 “비즈니스클래스(2등석)이라도 타야 한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단체장이 꼭 비싼 1등석을 이용하라는 법은 없다”며 좌석 교체를 지시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좌석 하향 조정으로 절약되는 예산 1000여 만원을 복지분야에 쓰도록 했다. 출장에 동행하는 국장급 공무원과 도의원, 기업체 임원 등 20여명의 좌석등급도 이코노미클래스로 한 단계 낮췄다. 그 동안 국회의원이나 장관, 도지사 등은 해외 출장 때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 좌석에 탑승하는 게 관례였다.

 이 지사는 “고유가로 서민경제가 어려운데 도지사가 1등석만 고집한다면 누가 정부나 자치단체의 정책을 따르겠느냐”며 “해마다 해외 출장 가는 공무원의 좌석등급을 낮추면 절약되는 예산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사는 방문 일정을 ‘투자유치’에 초점을 맞췄다. 11일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카운티에서 현지 기업과 투자유치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차례 투자유치 설명회를 연다. 13일 뉴욕에서는 충북 사과 수출제휴 협약식도 갖는다.

 반면 안지사는 비즈니스클래스 항공권으로 미국에 갔다. 안 지사의 일정은 대부분 기관 방문과, 기자 간담회 등으로 채워져 있다. 안 지사는 방문 첫날 LA에서 라디오 코리아에 출연했다. 이어 LA 한국특파원, 현지 지역 언론인과 간담회를 잇따라 가졌다. 2일(현지시간)에는 LA에서 활동하는 한인 진보단체(노사모 포함) 회원을 상대로 ‘21세기 대한민국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특강했다. 이 때문에 일부 충남도 의원들은 “지사 개인의 정치적 외연을 넓히기 위한 방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미국의 대표적인 계획도시인 어바인시를 방문한다. 어버인 시장은 한인 강석희씨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와 36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안 지사는 “어바인 시를 찾아 충남도청이전신도시를 서해안 핵심도시로 육성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김방현·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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