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사흘중 이틀은 세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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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들의 각종 세일 행사가 1년에 2백일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세일만도 80여 일인데다 가격인하.브랜드 세일 등 각종 명목의 할인행사가 많다.

신세계는 올해 2백33일(시행 중인 송년행사 포함)동안 할인행사를 실시했으며, 롯데백화점이 2백31일, 현대백화점 2백25일 등이다.

이들 빅3 백화점의 할인 행사는 연간 영업일수 대비 60~70% 정도다. 미도파와 뉴코아.갤러리아 등 중소형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백화점의 세일 러시는 공정거래위가 업체간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한다는 취지로 할인특매 고시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는 '할인특별판매행위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위의 유형 및 기준고시' 를 통해 할인행사를 한 뒤 적어도 20일간은 원래 가격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규정만을 두고 있다.

그러나 백화점들은 '00행사' 라는 이름으로 사실상의 할인판매를 계속하며, 각 매장에서는 층별.품목별 세일을 통해 거의 연중 할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그 결과 고객으로선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이점은 있지만, 바겐세일의 매력과 의미는 실종된 상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겨울 정기 바겐세일 때 LG마에스트로 신사복을 30% 할인한 44만8천원에 팔았는데 요즘도 같은 값에 팔고 있다.

매장 담당 洪모씨는 "세일 기간이 아니더라도 똑같이 30% 할인해서 판다" 고 말했다.

모백화점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적으로 할인행사를 하다 보니 고객들이 세일행사가 아니면 별로 오지 않아 할인행사를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한동철(韓東哲.유통전략연구소장)서울여대 교수는 "바겐세일 대비 정상영업의 매출구조가 7대 3 정도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며 "빈번한 할인행사는 상품가격 자체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므로 적절한 선에서 자제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백화점 업계는 1년에 4차례의 정기세일과 각각 2번씩의 사은품.경품행사를 하는 세일 자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백화점의 반발과 또다른 규제라는 지적 때문에 자율 합의에 이를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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