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서울 동시분양 결산] 지역·브랜드 따라 차별화 극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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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차례 치러진 서울 동시분양은 지역간.브랜드간 차별화가 심했고 엄청나게 비싸진 분양가는 앞으로 내집마련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일부 인기지역에 청약이 몰리는 점을 이용한 업체들의 분양가 부풀리기도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다.

◇ 지역 차별화가 심해졌다〓오래 전부터 있어온 일이지만 입지에 따라 인기도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강남.서초.송파 등 인기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이촌동.자양동 등 한강변 일대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었다.

강남.서초구의 경우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 등 10개사가 모두 1천3백여가구를 내놓은 결과 대부분 1순위에서 마감됐다.

송파.강동 지역도 8개 사업장에서 나온 9백20여가구 중 일부 초기 미달분을 제외하고 거의 1순위에서 다 팔렸다.

자양.광장.성수동 등 한강변 일대의 우방.금호.건영.현대 아파트도 성가가 높았다.

한강 조망이란 환경 프리미엄이 작용한 것이다.

반면 서울 동북부와 남서부 지역은 분양 경기 호전에도 불구하고 외면받아 대조를 보였다.

미아.공릉.상봉.면목.휘경동 등의 경우 수요자들의 관심에서 멀리 벗어나 1순위에서 대부분 미달됐다.

시흥.구로.대림.오류동도 마찬가지여서 일부 대형 건설업체들의 물량만 해소됐을 뿐이다.

서부지역도 수색동에서만 재미를 봤을 뿐이지 녹번.증산동 등의 경우 외면받기는 마찬가지였다.

◇ 브랜드도 한 몫 한다〓현대.삼성.LG.대우.대림 등 유명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이들 업체의 아파트는 지역을 불문하고 고루 높은 청약률을 나타냈다.

특히 현대와 삼성은 비인기지역인 녹번.창동.이문동에서도 잘 팔아 브랜드 성가를 보였다.

대우도 우이.이문동 사업을 성공리에 끝내 관심을 모았다.

반면 중소주택업체들의 경우 입지가 빼어난 강남 등지가 아니면 초기청약에서 거의 외면당했다.

◇ 치솟는 분양가〓내집마련정보사가 분석한 강남.서초.마포.용산 등 4개지역 동시분양아파트의 평당 분양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0평형대가 평당 평균 5백79만원이던 것이 올해는 6백27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40평형대도 지난해 평당 평균 7백만원을 밑돌았으나 올해는 8백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올들어서도 시간이 흐를수록 심해졌는데, 3차 때 나온 가락동 동부아파트 56평형은 4억1천2백만원이었으나 삼성물산이 한달 뒤 송파에서 내놓은 같은 평형은 4억7천만원이었다.

특히 11차분인 이촌동 리버스위트 40평형대 평당 분양가가 1천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 내년 청약전략은〓지역별로는 강남.서초구 일대와 한강변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

내집마련용을 원하든 투자를 원하든 일단 이곳에서 분양만 받으면 프리미엄이 붙어 재산가치와 환금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파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 서울부동산컨설팅의 정용현 사장은 "어느 지역이든 유명 대형건설사의 브랜드만 달리면 같은 30평형대라도 1천만원 이상 비싸게 시세가 형성된다" 고 전했다.

걸림돌은 뜀박질하는 분양가로 내년에도 분양가 인플레이션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금리가 지금처럼 하향 안정세에 있다면 인기지역.브랜드 아파트를 분양받아도 이익이 생기지만 단순히 내집마련과 집 늘려가기 차원이라면 이자 부담도 만만찮다.

따라서 전철역이 가깝고 대단지가 형성되는 곳 가운데 분양가가 비교적 싼 비인기지역을 골라 청약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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