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 옥수수, 토양에 독성물질 배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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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대량 재배되고 있는 유전자 변형 옥수수인 `Bt 옥수수' 뿌리에서 곤충 등에게 치명적인 독성물질이 토양으로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 구엔더 스토츠기(생물학) 교수팀은 최근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에서 연구팀이 Bt 옥수수 재배실험을 한 결과 살충효과를 가진 독성물질이 뿌리에서 배출돼 땅속의 곤충 애벌레를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Bt 옥수수는 옥수수 유전자를 조작해 `바실루스 서린진시스(Bt)'라는 박테리아가 생산하는 독성물질을 옥수수 식물체에서 만들도록 개발된 옥수수 품종으로 미국에서 98년 전체 재배면적의 20%(약6천70만㎡)를 차지할 만큼 널리 재배되고 있다.

Bt 옥수수의 식물체 안에는 독성물질이 들어 있어 잎을 먹는 애벌레는 바로 죽게 된다. 이 독성물질은 최근 꽃가루에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으나 분자 크기가 너무 커서 뿌리를 통해서는 외부로 배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외부와 격리된 재배실에서 Bt 옥수수를 재배하며 뿌리와 뿌리 근처의 토양 샘플을 채취해 독성물질 유무를 조사했다.

이 실험에서 연구팀은 Bt 옥수수가 성장하는 기간 내내 활성이 강한 Bt 독성물질이 뿌리에서 배출되고 이 독성물질이 토양과 결합해 이곳에 서식하는 곤충의 애벌레를 죽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토츠키교수는 "토양에 배출된 독성물질은 해충을 죽이는 이로운 작용을 할 수도 있고 독성물질에 내성을 가진 해충을 만들어 내거나 식물에 이로운 곤충을 죽이는 해로운 작용을 할 수도 있다"며 "Bt 독성물질이 토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으며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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