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스타열전 (8) - 배리 본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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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이 마크 맥과이어 vs 새미 소사의 홈런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무렵 86년부터 꾸준히 홈런과 도루를 보태며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불려온 배리본즈가 8월 24일 드디어 일을 내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400홈런, 400도루를 기록하여 13년만에 400-400클럽에 가입하면서 메이저리그에 신기원을 세웠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본즈만큼 야구에 필요한 각 요소를 갖춘 선수는 없다는 평가를 내린다. 파워와 정확성, 스피드, 정확한 볼캐칭과 빠른 송구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수비, 여기에 탁월한 야구센스. 그는 야구선수가 가질 수 있는 또는 가져야하는 모든 것을 가졌다는 찬사를 받는다.

90,92,93년 내셔널리그 MVP 수상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4시즌동안 3번의 MVP를 수상한 이기록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이기도하다. 또한 90년부터 10시즌동안 여덟차례 외야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경력이 배리 본즈의 화려한 캐리어를 잘 설명해준다.

60,70년대의 강타자인 바비 본즈의 아들로 64년에 태어난 배리 본즈는 85년에 피츠버그에 1라운드로 지명받으며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86년부터 본격적인 빅리그생활을 하였고 피츠버그에서 있던 7년동안 그동안 약체로 분류되오던 소속팀을 3년연속 지구우승으로 이끌었으며 본인은 90,92년에 리그 MVP를 수상했다.

92년말 아버지가 코치로 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한 후 또한번의 전성기를 맞는다. 이적한 첫해 리그 MVP를 차지하며 다시한번 매스컴과 팬들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 꾸준히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던 본즈는 96년에 메이저리그의 역사에 그의 이름을 또한번 아로새겼다. 88년 오클랜드의 호세 칸세코가 42홈런, 40도루를 기록하며 성역으로 여겨졌던 40-40클럽에 처음 가입한 후 8년만에 본즈가 40-40클럽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은 것이다. (이후 98년에 시애틀 매리너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42홈런, 46도루를 기록하며 3번째 40-40 가입자가 되었다)

97년말 LA 다저스의 중심투수로 뛰면서 맹활약한 박찬호의 경기를 관심있게 지켜본 사람들은 막판 LA와 샌프란시스코의 지구우승 다툼에서 LA의 선발투수로 나온 박찬호로부터 투런홈런을 뽑아낸 본즈의 플레이를 인상깊게 보았으리라 생각한다. 그경기에서 LA는 경기중반에 몬데시의 솔로홈런으로 만회를 했지만 결국 본즈의 투런홈런이 결승홈런이 되어 2대1로 샌프란시스코가 승리하였고 그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연승을 거듭하면서 지구우승으로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하게 됐다.

바비 본즈-배리 본즈의 부자는 켄 그리피-켄 그리피 Jr의 부자와 자주 비교된다. 그리피 부자는 토탈 31시즌을 뛰면서 안타수 4,018개(그리피-2,143개, Jr-1,875개)를 기록하며 토탈 29시즌을 뛴 본즈 부자의 3,951개(바비-1,886개, 배리-2,065개)에 시즌대비를 배제한 순수안타수면에서 조금 앞선다.

반면 본즈 부자는 홈런과 도루부문에서 각각 794개(바비-332개, 배리-462개), 932개(바비-461개, 배리-471개)를 기록하면서 그리피 부자의 586개(그리피-152개, Jr-434개), 388개(그리피-200개, Jr-188개)를 훨씬 능가한다. 본즈 부자가 역대 최고의 호타준족으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중 귀거리를 차는 등 그라운드에서의 그의 화려한 플레이뿐만 아니라 패션에도 신경쓰는 모습에 팬들은 그에게 더욱더 관심을 갖지만 선수들은 '홈런을 쳐낸 후 그라운드를 가장 늦게 도는 선수'라며 그를 거만한 선수로 부르며 그의 경기매너에 대해 따끔한 질책을 하고 있기도 하다.

'북치고 장구치는 선수' 배리 본즈.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홈런과 도루를 기록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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