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선 스타 됐지만 이름 걸고 가수 하라면 겁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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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겸 가수의 가능성을 보인 김수현. “해야 할 게 많을수록 짜릿하고 설렌다”고 했다. [변선구 기자]

소년은 언제 남자가 되는가. 김수현(23)을 보니 ‘실력을 인정받았을 때’란 생각이 든다. 인기리에 막 내린 드라마 ‘드림 하이’에서 송삼동 역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와 만난 건 지난 10일. 지난해 ‘자이언트’에서 박상민 아역으로 출연 당시, 본지 ‘2010 샛별’(5월 29일자 26면)로 소개한 지 9개월여 만이다. 앳된 외모는 여전했지만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쳤다. 인터뷰 하는 카페 바깥에 20여명의 여성 팬들이 몰려들어 사인해줄 때를 기다렸다.

 “다른 친구들은 아이돌 출신인데 저는 연기자니까. 할 일은 많았지만, 도전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K가 될 거란 건 최종회 대본 보고 알았죠. 드라마가 오디션을 통해 스타가 되는 얘기라 다들 은근히 K를 탐냈는데, 결국 제가 됐으니 뭔가를 거머쥔 것 같아요.”

 ‘드림 하이’는 ‘명품 아역’으로 불리던 그의 첫 주연작이다. 춤·노래를 위해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석 달간 실제 연습생처럼 트레이닝 받았다. 경상도 출신 삼동을 표현하기 위해 각종 사투리 영화도 섭렵했다. 이런 그의 모습이 워낙 매끄러워 “준비 중인 아이돌 그룹 멤버가 아니냐”는 의혹(?)도 샀다.

 “다들 또래니까 서로 자극도 됐고 많이 도와줬어요. 택연이는 동갑인데 특히 안무를 많이 가르쳐줬고요, 우영은 한 살 어린데도 라이브 콘서트 때 떨고 있는 저에게 ‘할 수 있다’며 격려해줬죠. 제가 K가 안 됐으면요? 음.. 아무래도 여자애들(수지·은정·아이유)이 더 독한 캐릭터라 그 중에 나왔을 것 같은데요.”(웃음)

 극중 삼동은 시골에서 상경해 기린예고에서 실력을 닦던 중 청력에 이상이 생기는 시련을 겪기도 한다. 좌절을 딛고 ‘Dreaming’을 부르는 장면 등은 특히 팬들의 가슴을 후볐다. 이런 그의 모습이 지난해 화제가 된 ‘슈퍼스타K 2’의 우승자 허각을 연상시킨다는 말도 나왔다. 김수현은 “허각씨라면 실력이 확실하단 뜻이니까 기분 좋은 칭찬”이라며 웃었다.

 “삼동이는 천재성보다 깨지고 망가지고 기다리며 그렇게 완성돼 간 것 같아요. 자기 안에서 성장하는 거죠. 배우 김수현으로서도 삼동이를 닮고 싶어요. 삼동이처럼 월드스타가 되면 더할 나위 없고요. 배용준 선배님(‘드림 하이’에 동반 출연했고, 그의 소속사 대표이기도 하다) 손 잡고 가야죠. 하하.”

 CF 섭외와 각종 인터뷰 요청으로 차기작은 아직 검토 중이다. 가수 활동에 대해선 “지금처럼 OST를 부르거나 이벤트성으로 하는 거면 몰라도 내 이름을 걸고 가수로 나서는 건 아직까지 겁 난다”고 했다.

글=강혜란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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