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코스닥, 외국인 발빼나

중앙일보

입력

코스닥시장이 연일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외국인들은 지난 7~9일 사흘동안 4백78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이는 지난 10월 이후 이달 6일까지 거의 쉬지 않고 주식을 사들이면서 4천4백5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10일에는 다시 2백5억원의 '사자' 로 돌아섰다.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계속 '사자' 를 보일지, 아니면 '팔자' 로 돌아설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외국인 매매동향〓외국인들은 지난 10월초 이후 꾸준히 '사자' 를 기록하며 코스닥시장의 급등세를 이끌었다.

외국인들이 사는 종목들을 개인투자자들이 뒤따라 사는 식의 양상을 보이면서 외국인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

외국인들은 하나로통신.텔슨전자.한글과컴퓨터.인성정보.새롬기술 등 정보통신 관련주들을 주로 사들였다.

하나로통신의 경우 지난 10월 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5백98만주, 1천3백1억원이나 됐다. 텔슨전자도 4백45만주, 1천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지난 7~9일 사흘간은 상황이 달라졌다. 외국인들은 텔슨전자.하나로통신.한글과컴퓨터 등에 대해 대거 '팔자' 매물을 내놓았다.

텔슨전자의 경우 단 사흘동안 지난 두달간 사들인 물량의 31%가 매물로 나왔으며, 하나로통신도 매입 물량의 20%를 내놓았다.

◇ 전문가 진단〓증권 전문가들은 단기간 주가가 워낙 많이 오르자 외국인들이 일단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주가가 더 오를 경우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동양증권 최용호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중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오른 종목은 '팔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며 "해당 종목을 갖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도 일단 차익을 실현하고 다시 기회를 엿보는 것이 좋을 것" 이라'고 말했다.

엥도수에즈WI카증권 김기태 이사는 "증권거래소에는 단기 투자를 하는 투기성 자금과 장기 투자를 하는 연기금 등이 섞여 있는 반면 코스닥시장에는 단기 투자가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 이라며 "이들이 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하면 주식을 대거 팔고 나갈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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