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를 위한 반대에 넌더리 … 책임은 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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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0일 경남 양산시 천성산 대성늪을 찾은 숲 해설사들이 도롱뇽 알과 개구리 알을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KTX 터널이 건설되면 생태계가 죽는다던 천성산은 도롱뇽 알 천지였다’는 본지의 보도(3월 11일자 1, 4, 5면)를 놓고 인터넷이 달아올랐다. 당시 공사에 반대했던 환경단체 일부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이디가 engi**인 네티즌은 “소음으로 인해 도롱뇽 서식지가 파괴된다는 건 설득력 없는 주장이었음이 드러났다”는 견해를 밝혔다. “어떤 룰도 없고 그저 반대만 하는 이들의 행태에 넌더리가 난다(rodger**)”처럼 ‘반대를 위한 반대’를 비판하는 의견도 줄을 이었다.

트위터로 기사를 퍼나른 네티즌도 있었다. wonku**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이런 환경운동으로 인한 손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bwk**라는 네티즌은 “환경단체들은 자기 반성 안 하나요”라고 묻기도 했다.

도롱뇽 알. [송봉근 기자]

 환경단체 쪽에서도 반응이 나왔다. 환경단체 관계자 A씨는 “도롱뇽 보존 운동도 환경운동의 한 방식으로 제기될 수는 있지만 이로 인해 고속철도 건설 반대 운동이 선정적으로 흘렀다”며 “특히 지율 스님이 단식을 하는 바람에 이를 통해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쪽과 제대로 된 대안을 찾자는 쪽으로 환경운동 진영이 분열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과적으로 종합적인 환경운동 측면에서 접근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지율 스님과 환경단체는 2003년 10월 “경남 양산시 천성산의 KTX 터널 공사가 이뤄지면 도롱뇽이 서식처를 잃게 된다”며 도롱뇽을 원고로 공사 착공 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이 소송으로 2006년 6월 대법원이 각하 결정을 내릴 때까지 공사는 2차례 총 6개월간 중단됐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공사가 끝난 천성산엔 도롱뇽 알이 가득했다. 심재한 한국양서파충류생태복원연구소장은 “터널 공사 중에 늪의 수위가 변동이 없었던 만큼 도롱뇽이 공사 후에도 서식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중앙일보 보도가 생태계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개발에 따른 환경의 변화는 장기적으로 나타난다는 신중론도 있었다. “그곳에 아무 일이 없을 거라고 확신할 만큼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totoin**)” “개발에 따른 자연의 변화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 지나야 정확히 알게 된다(lune**)”와 같은 의견들이다. lam**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개통 후 3개월은 너무 짧다. 적어도 5년 정도는 모니터링을 해야 환경의 변화를 알 수 있다”고 했다.

글=강찬수·임주리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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