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탐사선 '우주 미아' 됐나…통신 두절·착륙확인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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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두절 상태에서의 무사착륙일까, 아니면 착륙실패일까. 3일(현지시간) 화성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화성남극탐사선(Mars Polar Lander.MPL) 이 통신이 두절된 채 지금까지 착륙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MPL프로젝트 책임자인 미 항공우주국(NASA) 의 제트추진연구소(JPL) 는 3일 중 화성 남극점에 착륙해 시간대별로 착륙신호를 보내도록 특수장치된 MPL로부터 아무런 소식이 없다고 5일 밝혔다. MPL은 올해 1월 3일 지구를 출발, 11개월 동안 4억7천만 마일을 비행했다.

프로젝트 매니저인 리처드 쿡은 그러나 "MPL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면밀히 검토 중" 이라며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는 "MPL의 주안테나 방향이 잘못돼 신호를 수신하지 못하거나 컴퓨터 오작동 등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착륙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고 반드시 착륙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 말했다.

NASA의 과학자들도 "이번 주말이면 MPL과 통신이 가능할 것" "11일 오후 11시30분이 지나면 어떤 신호가 감지될 것" 이라고 희망적 기대를 하고 있다.

다른 전문가들은 화성남극탐사선이 화성의 대기권을 통과하거나 화성 표면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기체에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고, 탐사선이 예정지점이 아닌 다른 곳에 착륙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MPL은 화성의 남극점에서 8백㎞ 떨어진 평원에 착륙, 얼음 형태나 가스 형태의 물 위치를 확인하고 각종 소리를 녹음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NASA는 이번 프로젝트에 1억6천5백만달러를 투입했다.

만약 MPL이 실종됐을 경우 NASA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화성탐사선을 잃는 것이어서 화성 탐사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게다가 NASA는 11일 발사예정이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도 전선결함 부분에 대한 점검작업에서 생긴 착오로 또다시 발사가 연기될지도 모른다고 밝혀 미국의 우주계획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한편 MPL프로젝트에는 JPL의 박영호(朴英虎.53) 박사가 각종 측정기 프로그램 책임자로, 테이코 엔지니어링의 정재훈(鄭載勳.53) 박사 연구팀이 MPL의 핵심부분인 로봇팔의 신경망과 자체제어 및 역추진 로켓엔진을 제공하는 등 MPL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패서디나〓신중돈 특파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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