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맞아「호두까기 인형」두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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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 있는 12월은 `크리스마스 발레'인 「호두까기 인형」의 달이다.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받은 클라라가 그날밤 꿈속에서 왕자로 변한 인형과 함께 과자의 나라를 여행한다는 호프만 원작의 독일동화「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의 줄거리가 성탄에 들뜬 어린이들을 매혹시킨다. 지난 십수년간 매년 송년무대를 장식, 매진사례를 기록할만큼 인기가 높은 이작품을 올해도 어김없이 국내 양대 발레단이 동시에 공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뉴 밀레니엄을 앞둔 시점에서 오히려 10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가장 `오리지널'에 가까운 무대를 보여주기로 했다. 「호두까기 인형」은 1892년 마리우스 프티파의 첫 안무 이후 안무에 변형을 거듭, 개정판만 12개 이상 나왔을 정도. 유니버설발레단은 올해엔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리고, 무용수들의 화려한 개인기와 풍성한 춤들이 돋보인다는 바이노넨 판(34년)을 채택하되 연출은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 식으로 했다.

22년간 이 발레단의 예술감독을 지내다 작년 유니버설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온올레그 비노그라도프씨가 키로프 발레단이 지난 54년 이후 마린스키극장에서 공연해오고 있는 3막 7장을 2막 7장으로 재구성, 정통 `키로프 버전'을 꾸민다. 이를위해 무대세트, 의상, 소품의 일부는 키로프 발레단으로부터 직접 가져왔다.

지금까지의 작품이 동화적이고, 내용이 아기자기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공연은 짜임새 있는 이야기 전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안무로 어른과 어린이 모두 즐겁게 볼 수 있도록 구성한게 특징. 17-26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저녁 7시 30분 공연하며, 18.19.23.24.25.26일에는 낮 3시 30분에도 볼 수 있다.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서 있는 극장 로비에서는 기다리는 관객을 위해 애니메이션「눈사람」이 상영된다.

국립발레단의 공연에서는 호두까기 왕자와 클라라의 춤인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사탕요정의 2인무'가 특히 압권일 것 같다. 국내 최정상급 무용수인 김지영-김용걸,김주원-이원국이 커플을 이뤘다. 역시 바이노넨 판이 기본이지만, 과자나라가 펼쳐지는 2막에서는 미국판, 유럽판, 원전이 프티파의 안무 등이 곳곳에 섞인다.

국립발레단도 올해 의상을 대폭 바꾸고 무대도 화려하게 보수했다. 어린이 관객들을 배려해 다양한 이벤트도 곁들인다. 객석과 극장 로비에 산타클로스를 배치하고, 매회 공연이 끝난뒤 무용수들이 로비에 나와 팬 사인회를 갖는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 역에서 극장까지 서틀버스를운행하며 3-4세 어린이를 돌볼 무료 놀이방도 설치한다. 공연은 20-26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저녁 7시에 있으며, 토.일요일에는 4시 공연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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