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전경련 회장실 농성 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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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은 6일 오전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과 재계의 정치활동 방침 철회 등을 요구하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실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4시간여만인 오후 3시께 농성을 풀고 해산했다.

이남순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과 1시간여의 면담에서 `재계의 정치자금 지원은 후원회 등을 통한 실정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그같은 내용이 담긴 문서를 전해받은 후 농성을 풀었다.

손 부회장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문제를 의원입법한다는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시했을 뿐 재계가 나서서 정치인의 당락을 좌우하거나 우호적인 정치인에게 자금을 지원한다고는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남순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정경유착으로 망국적인 IMF위기를 초래했던 재계는 자숙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 "기업주 개인이 사비를 털어 정치인을 지원하는 것은 막지 않겠지만 회사돈을 마음대로 정치 자금화할 경우 모든 주주와 노동자 이름으로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어 "올해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국내 기업들이 단군 이래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인데 내년에는 그동안의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20-30%의 높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은 이에 앞서 20개 산별노조 비상대기조 1백여명이 버스와 승용차 등 9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전경련에 도착한뒤 1층 정문과 후문을 통해 2층 회장실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전경련 일부 직원들이 얼굴을 얻어 맞고 옷이 찢기는 등 충돌이 빚어졌고 경찰 3개중대 360명이 회장실 바로 옆과 전경련 주위에서 대기하며 비상사태에 대비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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