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빅3, '겨울전쟁' 추위 녹인다

중앙일보

입력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 최근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 영입경쟁에서 삼성에 독주를 허용한 현대.LG가 스토브리그 트레이드 시장에서 명예회복을 선언하고 나섰다.

특히 '공격 경영' 의 이름 아래 97년 스토브리그를 주도하며 98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일궈냈던 현대는 올 겨울 트레이드 시장을 벼르고 있다. 현대는 이강철에 이어 김동수의 삼성행이 굳어진 1일 왼손거포 양준혁(해태)의 영입의사를 노골적으로 비쳤다.

용병 피어슨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상 왼손거포가 필요한데다 삼성이 자신들의 약점인 잠수함 투수로 마운드를 구축하자 잠수함의 천적인 왼손타자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이미 올시즌 중반 '이숭용+투수 1명' 카드를 제시해 양준혁을 요구한 바 있던 현대는 이번에는 '정민태.김수경.위재영.박재홍을 제외한 아무나' 로 카드 비중을 높였다.

여기에다 해태가 필요하다면 웃돈을 얹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는 내야수 보강을 위해 홍현우(해태)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현대의 요구에 대해 해태는 김응룡 감독의 반대로 주춤하고 있는 상태지만 '트레이드는 구단끼리의 거래' 라는 점에서 현장의 의지가 어느 정도까지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송진우.이강철에게 모두 눈독을 들였다가 기회를 놓친 LG도 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의 '실기(失機)' 를 만회하기 위해 트레이드 시장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이다.

LG는 "우승을 위해 좋은 선수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면 언제든지 잡겠다" 는 자세다. 그러나 삼성의 '다 모여!' 가 끝났다고 생각하기는 이르다. 97년 현대와 98년 삼성은 스토브리그 우승팀들이었다.

이듬해 현대는 프로야구 정상에 올랐고 삼성은 올해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빅3' 의 겨울전쟁이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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