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총리 내각 붕괴 … 카운트다운 들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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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당내 갈등과 야당 공세로 벼랑 끝에 몰린 일본의 간 나오토(菅直人·사진) 정권은 언제까지 버틸까. 간 내각 지지율은 현재 21%로 정권 유지의 마지노선이라는 20%에 근접해 있다. 게다가 새해 예산안(2011년 4월~2012년 3월) 처리 전망마저 불투명해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간 총리가 물러날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집권 민주당 내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마저 27일 미야기(宮城)현 이와누마(岩沼)시에서 열린 당 소속 의원 파티에 참석, 간 정권을 공격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 상태로 중의원 해산 및 총선이 이뤄지면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작년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간 총리 퇴진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현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해산·총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오자와는 26일 가고시마(鹿児島)시에서도 중의원 해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제대로 중심을 잡고 일할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간 총리 용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연립정권에 참여 중인 국민신당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대표도 26일 “ 이대로는 정권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며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오자와 전 대표를 비판하며 간 총리에게 우호적이던 민주당 와타나베 고조(渡部恒三) 최고고문도 돌아섰다. 그는 1989년 당시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총리가 사실상 예산안 국회 통과를 위해 퇴진한 사례를 거론하며 “예산 통과를 민주당이나 간 총리, 그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4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판을 바꿔보자”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간 총리 측근인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상은 최근 자신이 이끄는 모임에서 새 총리 밑에서 중의원을 해산하고 선거를 치를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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