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한우물만 파다뇨, 두 토끼 잡아 성공한 기업 있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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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투 래빗
인더 시두 지음
김하락 옮김, 모멘텀
283쪽, 1만5000원

구글, 애플과 함께 스마트 시대를 이끄는 삼두마차로 꼽히는 네트워킹 분야의 강자 ‘시스코’의 사례를 중심으로 경영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책이다. 시스코는 B2B를 주로 하는 사업 성격상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지 몰라도 2010년 비즈니스 위크 선정 50대 혁신기업 중 32위에 올랐고 지난 7년 동안 매출 200%, 이윤 300%, 주당 순이익 400%의 성장을 이룬 초우량 기업. 이 책은 그 시스코의 인도 출신 해외사업부 전략기획 담당 수석부사장이 시스코의 성공비결을 공개한 것이다.

 핵심 메시지는 언뜻 상충되는 것으로 보이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진국 시장과 신흥국 시장 모두 잡기, 슈퍼스타 양성과 팀 워크 유지 등 8가지 전략 성공 사례를 제시한다. 당연히 귀 담아 들을 만하다.

 지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 모두 이루기를 보자. 여기서 지속적 혁신이란 현재 방식 또는 제품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며, 파괴적 혁신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실제 거의 모든 기업이 ‘혁신’을 화두로 삼고 있지만 대부분 이 중 하나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지은이는 두 가지 모두에서 성공을 거둔 시스코의 사례를 들려준다.

 시스코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사내에 온라인 커뮤니티 아이존(I-Zone)을 만들어 2년 새 1500개 이상의 아이디어를 모았다. 뿐만 아니다. 전세계인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한 아이프라이즈(I-Prize)란 공모전을 통해선 3개월 만에 1100개가 넘는 아이디어를 받았는데 이중 10여%는 신중히 고려해볼 만한 가치 있는 것들이었다. 그 결과 이 아이디들의 사업화를 담당하는 사내의 이머징 테크놀로지 그룹(ETG)의 매출은 2007~2009년 사이에 거의 9배 증가했고 3건의 아이디어는 7년 내에 각 10억 달러 이상 벌어들일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기업경영·전쟁은 물론 입시 등 전략 부문의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이었다.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 논거였다. 책은 이 통념을 깬다. 선택과 집중으로는 평생 2등을 면치 못한다고 주장한다. 부침이 심한 IT업계에서 25년간 선두를 지킨 기업의 사례를 드니 그만큼 설득력 있다.

김성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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