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이 봄 나를 바꾼다, 비대칭이거나 섹시한 파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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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앞으로 쏠리는 앞머리의 길이를 들쭉날쭉 짧게 자른 비대칭 커트. (이철 헤어 커커)


계절 변화에 맞춰 ‘화끈하게’ 변신하고 싶다면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가장 쉽다. 평소와 달리 짧게 자르거나 뽀글뽀글 볶기만 해도 인상을 180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머리를 자르고 볶는 데도 유행이 있다. ‘조형미를 강조한 비대칭 커트’ ‘자유로운 분위기의 긴 파마’ 미용실 ‘토니 앤 가이’와 ‘이철 헤어 커커’의 헤어스타일 전문가들이 꼽은 2011년 봄·여름 커트와 파마 트렌드다. 엄지원·박예진·김아중·이민정 등 최근 주목받는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머리 모양도 알고 보면 모두 이 두 가지 스타일에서 변형된 것이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모델=허소영·김수랑·길지애·박지후
촬영협조=토니 앤 가이·이철 헤어 커커(헤어),클럽모나코·르윗·오즈 세컨(의상)

세련되고 깔끔한 커트 스타일

비대칭 커트는 귀가 거의 드러날 정도로 머리 길이가 짧지만 오른쪽으로 흐르는 긴 앞머리 덕분에 오히려 더 여성스럽게 보인다. 최근 비대칭 커트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엄지원(SBS 드라마 ‘싸인’·왼쪽)과 박예진(MBC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

보통 길이가 짧은 커트 머리는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올봄·여름 트렌드인 ‘비대칭 커트’는 오히려 여성스러운 면을 강조한다. 앞으로 쏠리듯 길게 떨어지는 앞머리 때문이다. 양 옆 머리는 길이가 다르게 짧게 하고 앞머리는 무게감을 줘 앞으로 길게 쏠리게 한 모양이 ‘비대칭 커트’다. 정면에서 보면 양 옆과 앞머리 선의 높이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얼굴 전체가 입체적으로 보인다. 덕분에 도시적이고 세련된 느낌이 강하게 든다. 남성의 경우도 섬세하고 예민한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이미지를 위해 즐겨 하는 스타일이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현빈도 바로 이 머리였다!

그런데 혹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얼굴선 때문에 동그란 얼굴이 더 동그랗게 보이진 않을까? ‘토니 앤 가이’의 헤어 디자이너 이지영씨는 “앞으로 길게 쏠린 앞머리가 둥근 볼 살을 가려주기 때문에 얼굴이 작아 보이는 효과를 낸다”며 “볼이 통통한 사람은 앞머리를 길게 내리고 턱이 뾰족한 사람은 앞머리 길이를 짧게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비대칭 커트의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는 머릿결도 큰 몫을 한다. 이철 헤어 커커의 헤어 디자이너 변희경 실장은 “머릿결이 매끈하고 찰랑거릴수록 세련된 도시 이미지가 부각된다”며 “머릿결을 매끈하게 펴되 납작하게 가라앉지 않도록 ‘볼륨 매직 파마’를 병행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손질법 앞머리 손질이 가장 중요하다. 샴푸 후 드라이어를 사용할 때 바람을 한 방향으로만 주지 말고 여러 방향에서 불게 한 다음 손으로 모발을 털 듯 말리는 게 요령이다. 어느 정도 물기를 말린 다음에는 찬바람으로 마무리한다. 너무 뜨거운 바람은 모발을 푸석푸석 들뜨게 해서 윤기 나고 깔끔한 느낌을 떨어뜨린다. 모발이 다 말랐다면 고정력이 강한 ‘매트 스타일’ 왁스로 끝손질을 한다. 손바닥에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 왁스를 덜어 양손으로 비벼서 손바닥에 골고루 펴 바른다. 한 손을 머리 안쪽으로 깊숙이 넣고 다른 손은 머리 바깥쪽에 대서 손바닥 사이에 머리카락이 끼게 한다. 양 손가락을 벌린 다음 위에서 아래로 부드럽게 쓸어 내린다. 왁스가 남은 손바닥으로 양 옆 머리를 귀 옆으로 깔끔하게 붙인다. 손가락 끝에 남은 왁스로는 머리 윗부분을 비비듯 만져준다. 머리 윗부분 볼륨이 가라앉으면 전체적으로 두상이 납작해 보인다.

양 옆머리의 길이를 다르게 하고 앞머리는 무게감을 주어 앞으로 쏠리게 한 전형적인 비대칭 커트. (토니 앤 가이·가장 왼쪽) 머리 길이를 귀밑부터 단계별로 층지게 자른 레이어드 파마. 빗으로 빗어 컬을 느슨하게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토니 앤 가이·가운데) 컬이 또렷한 긴 파마 머리를 5:5로 가르마를 타서 길게 늘어뜨렸다. (이철 헤어 커커·오른쪽)



가볍고 활동적인 긴 파마 스타일

길이가 층층이 다른 레이어드 파마 머리는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뒷머리를 따서 소녀같은 분위기를 낸 배우 김아중(SBS 드라마 ‘싸인’·왼쪽)과 6:4 앞가르마로 성숙미를 표현한 이민정(SBS 드라마 ‘마이더스’)

긴 생머리가 청순하고 순수한 느낌을 준다면, 어깨까지 닿는 긴 파마 머리는 섹시하면서도 활동적인 느낌을 준다. 특히 양 옆으로 떨어지는 머리 길이가 층계처럼 달라지는 ‘레이어드 스타일’은 집시나 로커들처럼 가볍고 자유분방한 느낌을 강하게 살려준다.

토니 앤 가이의 이지영씨는 “턱 선을 중심으로 제일 가깝게 떨어지는 머리의 길이를 조절하면 각진 턱과 통통한 볼 살도 숨길 수 있다”며 “풍성하게 부풀어진 웨이브 덕분에 납작한 동양인 두상에도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앞머리부터 단계별로 길이가 달라지는 레이어드 파마는 다양한 연출도 가능하다. 드라마 ‘싸인’에 출연했던 김아중이 좋은 예다. 첫 회에서 그는 긴 파마 머리로 등장했다가 다음 회에서는 머리를 묶고 나왔다. 뒷머리와 이어지는 선이 아예 안 보이고 앞머리는 단발머리처럼 자연스럽게 양 옆으로 떨어져서 시청자들은 그새 머리 모양이 달라진 거라고 착각했었다.

컬의 굵기와 강도를 다르게 해도 분위기는 많이 달라진다. 컬을 굵게 파마를 한 다음 빗으로 몇 번 쓸어 내리면 컬이 느슨하게 풀어져서 모발의 물결 모양이 한결 자연스러워진다. 변희경 실장은 “컬의 모양을 또렷하게 하고 ‘6:4’ 또는 ‘5:5’ 정도의 가르마를 내면 섹시한 인상이 강해진다”고 했다.

손질법 파마 머리 손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발이 부스스 뜨지 않게 하는 거다. 때문에 드라이어의 바람은 위에서 아래로 향하도록 하는 게 좋다. 또 가능하면 찬바람으로 말린다. 살짝 수분기가 있는 상태에서 드라이 건조를 멈추고 모발 전체에 에센스를 발라주는 것도 중요하다. 부드럽고 윤기 나는 모발을 위해서다. 샴푸 후 컬의 윤기와 탄력을 살리기 위해 손바닥에 에센스를 바른 후 움켜쥐듯 골고루 머리를 만져주는 게 좋다. 머리띠나 핀을 사용하면 좀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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