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스톡홀름창업가정신대학의 성공 비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이달 16일 중소기업청은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대상으로 전국 6개 권역에서 4년제 대학 13개, 전문대학 2개 등 15개 대학을 선정했다. 이 사업은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기술창업 지원 인프라 및 실적이 우수한 대학을 지역의 창업 거점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중소기업청은 선정 대학들에 305억5000만원을 투입한다. 대학들의 관심도 높아 전국 77개 대학이 신청해 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에 선정된 대학들이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고질적 병폐인 배타성을 극복해야 한다. 외부 창업 전문가를 과감히 수혈해야 한다. 창업은 이론적 논리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실무에 능한 전문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청년 창업가 양성에 특화돼 있는 미국의 주요 대학들이 창업 경험이 있거나 기업체에서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교수 임용조건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제 간 융합도 강화해야 한다. 학문 간의 벽을 허물고 타 학문 영역의 강점을 공유할 수 있는 창업가 양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청년창업은 창의성과 상상력을 생명으로 하며 이는 여러 학문 분야를 아우르는 지식과 소양을 필요로 한다. 스티브 잡스는 미적 감각과 과학적 지식을 두루 갖춘 ‘다빈치형 인간’이었다. 이질적인 분야를 하나로 융합하는 그의 능력은 애플을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가 아니라 인문학과 기술을 결합하는 회사로 만들었다.

 지역 ‘창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대학 내외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는 리더십도 보여야 한다. 인근 대학의 공과대학이나 창업대학원, 기업 부설 연구소 등은 물론 다른 권역의 창업선도대학들과도 협력해야 한다. 스웨덴 스톡홀름창업가정신대학은 각 분야 5개 명문대학이 협력해 만든 ‘가상 대학’으로 교수·강의·학생·학점을 공유한다.

 선정된 창업선도대학들은 단순히 문서상이나 전시성 사업계획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대학생들의 창업활동을 지원하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한 대학들이다. 이들 대학이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정책자금 이상으로 자체 투자를 확대해 ‘창업 명문대’로 거듭나고 창업 강국을 이루는 일등공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