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 중 대학학점 취득…제대 후 취업 보장까지…

미주중앙

입력

22일 한인타운에 개소하는 모병소 오프닝을 앞두고 로버트 블랭큰십 중령(오른쪽)과 길옥빈 육군모병대 자문위원이 한인 인재들의 지원을 부탁하고 있다.

가파른 학비 상승으로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고민이 많다. 정부의 학비 지원금은 계속 줄고 장학금 신청 기회도 좁고 적다 보니 한숨만 나올 뿐이다. 힘들게 대학을 졸업한 이들도 캠퍼스 밖에서 부는 쌀쌀한 실업률의 바람을 피해 다시 캠퍼스로 돌아가야 할 지를 놓고 망설이고 있다.

그렇다면 입대는 어떨까. 복무기간이 지나 제대한 후 대학을 진학하고 싶다면 학비에 주거비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데다 원하는 분야의 취업교육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군 입대시 받을 수 있는 교육 베네핏을 살펴봤다.

복무 중 공부 가능

미군 입대자는 한국과 달리 복무 기간을 계약할 수 있다. 보통 최소 2년에서 6년까지다.

일자리에 따라서 기간이 달라진다. 훈련을 마치고 부대에 배치되면 대학 입학에 필요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한 예로 LA한인타운에 새로 설치된 육군모병소에서 근무하는 정동구 상사도 군대에 복무하면서 학위를 취득한 케이스. 입대 훈련을 마치고 한국의 용산에 배치됐을 때 그는 온라인 강의를 적극 활용했다.

컴퓨터학에 관심이 높아 '유니버시티오브메릴랜드'와 '센추럴텍사스칼리지'에서 제공하는 관련 과목을 온라인으로 모두 수강했다.

더 이상 들을 과목이 없자 정 상사는 "학위 취득에 필요한 과정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서를 메릴랜드 대학에 보내 평가서를 토대로 남은 과목을 수강해 학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학진학의 기회는 사실 더 다양하다. 전국 및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육군부대에는 4년제 대학인 '센추럴 텍사스 칼리지'와 '유니버시티 오브 메릴랜드'의 분교가 설치돼 있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오후 6시부터 세 시간동안 공부할 수 있다.

특히 군 복무기간에 이수한 학점은 제대와 동시에 4년제 대학 편입학점으로 인정받아 제대 후에도 계속 공부가 가능하다. 만일 복무 기간동안 토요일 강의까지 등록하면 아예 군복부기간 동안 4년제 대학 졸업장까지 취득할 수 있다.

근무시간 외에는 부대 밖의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할 수 있어 시간을 잘 활용만 하면 추가 학점 이수도 가능하다.

학비 지원 연 5만달러까지 편입 후에는 자동 취업

군복무 경험의 이점은 또 있다. 육군은 물론 각 군은 전국 1700여개 대학과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해 군 복무 재학중 얻은 학점으로 자동편입을 보장해 원하는 대학 또는 대학원으로의 편입이 용이하다.

군복무 중 얻은 대학 학점으로 대학을 졸업했을 경우에는 전국 유수 기업들에 자동취업이 가능한 것도 역시 군과 기업간의 조인트 프로그램 덕분이다.

제대 후 대학에 편입하는 지원자는 연 5만 달러까지 받게 돼 학비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다.

정 상사는 "현재 미군에서 전역한 후 대학에 풀타임 학생으로 진학하면 36개월동안 연간 최고 5만 달러의 학비가 지원된다"며 "하지만 최근 통과된 국토안보법 수정조항에 따라 생활비가 높은 지역에 사는 학생은 학비 뿐만 아니라 거주비까지 지원된다"고 설명했다.

지원받는 거주비는 기혼 하사관의 주택지원비 수준으로 UCLA 진학생일 경우 월 2000달러까지 렌트비를 보조받게 된다.

공부 대신 취업을 원하는 지원자들에게도 기회는 보장돼 있다. 군에는 180여개의 다양한 일자리가 가능하며 많은 군인들이 졸업과 함께 곧바로 기술직으로 취업이 가능할 정도의 기술을 익힐 수 있다. 하지만 이 기회도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입대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은 지원자에 한한다. 경제난을 피해 미군에 입대하는 지원자가 증가하면서 최고 4~6개월까지 기다려야 취업 훈련을 받는다.

LA모병대장인 로버트 블랭큰십 중령은 "취업교육을 시키는 자리는 한정돼 있지만 신청자가 많아져 빈 자리가 생겨날 때까지 최고 4~6개월까지 대기하는 상항"이라며 "지원자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줄 것"을 당부했다.

육군모병대 자문위원인 길옥빈 변호사는 "군 입대는 새로운 기회를 찾는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며 "복무 기간동안에도 공부할 수 있는데다 제대 후 본인이 원할 경우 학비 지원을 받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실력있는 한인들이 군 입대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원자 몰려 대기자 늘어나

미군에 입대하려면 시험을 치러야 한다. 입대시험(ASVAB)은 군 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의 지식과 지능을 갖추었는 지를 평가하기 위해 치러진다.

일반기술 및 상식 영어 수학 분야에서 문제가 출제되는데 99점 만점에 31점 이상이면 합격이며 50점 이상이면 대다수 자신이 원하는 병과 특히 한인들이 선호하는 의무과나 컴퓨터 등 고급기술을 요하는 부서에 얼마든지 배치될 수 있다.

한국어와 영어에 익숙한 1.5세나 2세 한인 학생들은 기본월급(약 1200달러)에 400달러의 이중언어 수당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지원자가 언어특기자로 분류된다면 500달러가 추가된 월 2000달러 이상의 봉급을 받을 수 있다.

군인들에게 제공되는 월급은 전액 세금 면제 혜택을 받는 만큼 수입이 적지 않은 편이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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