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랑해 당신을〉〈점프〉의 푼수역 양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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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현장에서 즉석 팬 클럽이 생겼어요. 첫번째 팬클럽이었죠."
데뷔 프로그램인 MBC의 〈사랑해 당신을〉에서 채림의 친구역을 맡았던 양미라. 중학교 3학년 때 청바지 모델을 시작한 그는 실제로 드라마에서처럼 교복을 입는 인천 숭덕여고 2학년생(17)이다.

제작진 사이에 화제가 됐던 것은 녹음기를 틀어놓고 교실에서 춤을 추는 대목. 갑작스런 설정에 아무런 준비 없이 촬영에 들어갔는데도 양미라의 즉흥적인 춤 연기에 제작진이 반했던 것이다. "그때부터 조감독님이 팬클럽 회장을 자처했어요."

이런 애드립이 눈에 띄어 지금은 MBC 시트콤 〈점프〉에 출연중이다. "데뷔한 지 2개월밖에 안 됐어요. 스튜디오 촬영 땐 여러 카메라 중에서 어느 쪽으로 시선을 줘야하는지 몰라 실수할 때가 많아요. 그저 실생활처럼 하면 되는데도 그게 쉽지 않더군요." 처음엔 눈물도 꽤 흘렸다.

학교에선 '영구·까불이·무대포'로 통한다. 1학년 후배들이 나서서 팬클럽도 만들었다. '이제 TV에도 나오니 제발 이미지 관리 좀 하라'는 친구들도 많다. "중학교때부터 개그맨으로 나가보란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대답은 언제나 하나였다고. "싫어! 난 탤런트 할거야."

얼마전 개그맨 남희석과 함께 햄버거 CF를 찍을 땐 평소 실력을 십분 발휘했다고 한다. "넌 뭐야?"라는 대본에 없는 남희석의 애드립에 "나-아? 버거소녀!"라고 대답해 광고에 재미를 더했다는 것. 남희석이 "너같은 얘는 처음 본다. 어디서 이런 얠 데러 왔어요?"라고 물었을 정도다.

요즘은 친척들에게 싸인해 주느라 정신이 없다. "주위 사람에게 줘야 한다며 친척들이 종이를 들고 집접 찾아와요. 어떨 땐 소포로 부치기도 하고요."

좀더 경력을 쌓으면 차분한 여성역을 맡고 싶다고 한다. "〈사랑해 당신을〉 11회에선 생머리에 우아한 원피스를 입은 숙녀로도 잠깐 나왔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이 얘길 해주지만 아무도 기억하는 사람이 없어 속상해요."

대학에선 굳이 연극영화과를 고집하고 싶진 않다고. "지금은 공부 대신 연기를 하고 있으니 대학에선 다른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매니저가 반에서 성적이 상위권이라고 귀띔한다.

"사실 제가 예쁜 얼굴은 아니잖아요. 개성있는 연기를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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