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만에게 상품권 1000만원” … 대우건설 사장실 압수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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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건설현장 식당(속칭 ‘함바집’) 운영권 관련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 사장실과 자금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검찰은 장수만(61) 방위사업청장이 2010년 9월 대우건설 서종욱(62) 사장으로부터 유명 백화점 상품권을 건네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전날 서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최근 대우건설 관계자들로부터 “서 사장이 장 청장에게 상품권을 직접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서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장 청장에게 지난해 추석을 맞아 단순히 떡값 명목으로 백화점 상품권 1000만원어치를 선물한 것일 뿐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 사장과 장 청장은 고려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다.

 그러나 검찰은 서 사장이 사업상 편의를 위해 장 청장에게 상품권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지난해 4월 국방부가 발주한 특전사령부와 제3공수여단사령부 이전사업 공사를 대우건설이 수주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4078억원 규모의 특전사 이전공사는 지난해 정부가 발주한 공공부문 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상품권 구매기록 등 추가로 필요한 서류 확보를 위해 (본사 건물을) 압수수색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장 청장의 고교 동창인 세무사 이모(61)씨에게서 “장 청장이 내게 현금 5000만원과 백화점 상품권 1300만원어치를 맡겼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조사를 벌여왔다.(본지 2월 14일자 24면) 검찰은 백화점 상품권의 판매 경로를 추적해 1300만원 중 800만원이 지난해 추석 무렵 대우건설 법인카드로 결제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금 등을 이씨에게 맡긴 시점으로 볼 때 나머지 상품권 500만원어치와 현금 5000만원도 ‘검은 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르면 18일 장 청장을 소환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17일 밤 유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병철 전 울산청장을 소환 조사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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