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PC' 통합상품 대거 등장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대의 컴퓨터.소프트웨어 전시회인 ''99 가을 컴덱스'' 가 막을 내렸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주(15~19일) 열렸던 이번 컴덱스에는 새 천 년에서의 정보생활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최첨단 정보기술(IT) 들이 대거 선보였다.

행사시간 중 컨벤션센터.힐튼호텔.샌즈엑스포 등 3곳의 전시장에는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관람객들이 하루 5만여명씩 몰려 성황을 이뤘다.

주최측인 지프데이비스(ZD) 이벤트사의 제이슨 처드노프스키 사장은 "이번 행사에는 새로운 IT 제품 및 기술이 1만여 종이나 선보였다" 고 말했다.

◇ 인터넷 생활혁명이 분다.

올해 컴덱스의 최대 이슈는 인터넷. 정보산업은 물론 정치.경제.사회 전반에서 인터넷 혁명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초고속.초소형 무선인터넷 서비스
▶가전과 정보기술의 통합
▶ ''윈도'' 와 ''리눅스'' 간 운영체제(OS) 대결 등도 화제가 됐다.

칼리 피오리나(45) 휴렛패커드(HP) 회장은 지난 15일 개막 기조연설에서 "새 천년에는 엄청난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모든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원하는 정보를 보게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인텔.HP.필립스.노키아.소니.삼성.LG 등 전세계 1백여개국 2천여개 업체는 인터넷 기능을 담은 휴대폰.전화기.TV.오디오.카메라 등 하드웨어와 개인정보단말기(PDA) 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물건을 살 수 있는 웹브라우저 등의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 는 내년에 판매할 ''윈도2000'' 과 함께 윈도 없이 작동되는 인터넷 전용 컴퓨터인 ''핸드프리 인터넷PC'' 도 내놓았다.

필립스는 전시관을 가정집으로 꾸며놓고 안방의 디지털TV와 거실의 전화기, 부엌의 전자레인지, 욕실의 샤워기, 공부방의 컴퓨터 등이 모두 리모콘 크기의 PDA로 작동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대거 선보인 통합형 상품

특히 관심을 끈 것은 가전.컴퓨터.정보가 통합되는 ''블루 투쓰(Blue Tooth) '' 기술. TV.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에 PC기능이 추가되고, PC에 TV기능이 담기며, 휴대폰에 PC가 합쳐진 통합상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LG전자 전시관은 쌍방향 온라인 대화가 가능한 디지털TV를 내놓았고, 노키아는 기존 휴대폰에 인터넷 소프트웨어를 깔아 TV까지 볼 수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단말기를 전시했다. LG의 김정렬 수석은 "가전.컴퓨터.통신업계가 앞으로는 영역 구분 없이 하나의 정보가전 시장을 놓고 격전을 벌일 것" 이라고 내다봤다.

삼성.LG 등 국내 업체들은 이밖에 휴대폰과 오디오의 기능을 합쳐놓은 ''개인휴대영상전화'' 와 ''디지털 음악압축파일(MP3) 도 선보였고, HP의 초소형 휴대용 스캐너 ''캡쉐어'' 도 인기를 끌었다.

◇ 리눅스가 떠오른다

MS의 빌 게이츠 회장과 리눅스를 개발한 리누스 토발즈가 함께 기조연설을 하면서 불이 붙은 윈도와 리눅스의 대결도 관심을 끌었다. 리눅스 전시관에서는 전문업체인 미국의 레드햇과 칼데라 등이 일반PC용 리눅스와 응용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리눅스는 강력한 인터넷 기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까지는 ''중소형 컴퓨터 운영체제'' 로 인식돼 일반인들에게는 낯설었다.

그러나 이번 컴덱스에는 리눅스용 워드퍼펙트(사무자동화 프로그램) 등 쉽고 편리한 응용소프트웨어까지 나온 데다, 컴팩.썬마이크로시스템즈.HP.오라클 등 내로라하는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지원까지 받아 ''리눅스 열풍'' 을 실감케 했다.

라스베이거스〓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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