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 다음은 피시플레이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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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에서 잡아오던 참치도 양식의 대상이다. 경남 통영시 욕지면의 욕지도 앞바다에서는 2008년부터 양식 참치가 자라고 있다. 이 양식 참치는 2013년부터 식탁에 오를 예정이다. [중앙DB]<사진크게보기>


제주시 구좌읍 넙치 양식단지는 지난해 넙치 수출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전체 수출액이 7070만 달러(약 793억원)로 2009년보다 36% 성장했다. 비결은 사료 개량과 지하수 도입. 국립수산과학원은 넙치들이 좋아하는 물에 뜨는 배합 사료를 개발해 보급했다.

또 양식 시설에 지하에 스며든 해수를 주입해 일정한 수온을 유지하게끔 도왔다. 기술 개발로 수산 양식 생산량을 증대시킨 대표적인 블루 레볼루션(Blue Revolution)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5일 “2020년까지 수산물 수출 금액을 55억 달러(약 6조1700억원)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블루 레볼루션을 통해 수산업 생산량과 수출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4대 과제로 ▶수출 중심의 산업화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 ▶신규 진입 촉진 ▶규모·기업화 등을 꼽았다. 연어 양식으로 한해 26억 달러(약 2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노르웨이의 ‘마린 하베스트’는 벤치마킹 대상 중 하나다.

 농식품부가 주목하는 것은 수산업의 성장 속도다. 지난 10년 사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57% 늘었다. 세계적으로도 수산물 소비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특히 선진국에선 육류 소비보다 수산물 소비 증가세가 훨씬 가파르다”고 말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선 수산업 종목이 일제히 치솟기도 했다. “피시플레이션 시대가 오고 있다”는 동양증권의 보고서의 영향도 컸다. 피시플레이션은 수산업(Fisheries)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신조어다.

 동양증권은 ‘피시플레이션이 온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애그플레이션의 다음 차례는 수산물이다. 수산물 소비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수산자원 남획으로 공급은 한계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동양증권은 “경제성장으로 주요 신흥국의 식생활 패턴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수산자원 고갈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상하이·베이징 등 중국의 대도시에서 고급 수산물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전망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 어종인 참치에 주목했다. 원양 참치어업에서 우리나라는 2008년 기준으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어획량을 기록하고 있다.

참치 어종은 연안국들의 수산자원 자국화 정책으로 어획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수급 불균형으로 참치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간다면 국내에서는 사조그룹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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