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우물' 판 기업 흑자행진 눈길

중앙일보

입력

'두루뭉실한 기업보다 각론에 강한 기업이 살아남는다' .

최근 일본기업들의 9월 중간결산 결과 소프트웨어.서비스 분야에서 독자적인 강점을 지닌 기업들의 흑자행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것저것 손대기보다 한 분야를 파고 들어 경쟁력을 키운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게임소프트웨어 업체인 코나미는 댄스게임인 DDR의 폭발적인 히트에 힘입어 지난해에 비해 무려 6.4배인 1백66억엔의 경상이익을 냈다.

또 삼국지.수호지 등 역사물 게임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코에도 경상이익이 지난해의 3배인 14억엔을 기록했다.

도소매업의 경우 미국식 드러그스토어를 본뜬 약국체인인 마쓰모토키요시가 50억엔의 경상이익을 내는가 하면 안경 체인점 미키(三城), 중고차 매매업체 걸리버 인터내셔널도 모두 흑자였다. 반면 백화점.슈퍼마켓 등 종합유통업체는 매상이 줄거나 적자를 냈다.

또 고도성장의 기관차 역할을 했던 종합상사들도 이번에는 예외없이 이익이 대폭 줄거나 적자를 냈다.

미쓰이.이토추 등 8개 대형 종합상사의 적자는 모두 1천6백30억엔. '전공이 불분명해 수익이 떨어졌다' 는 지적에 따라 닛쇼이와이(日商岩井)는 섬유.화학 등 12개 사업부문을 분사화하거나 매각하고 철강.우주항공 등 5개 중점사업에만 전력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이번 결산에서는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이 공장폐쇄.설비축소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매출과 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과도기 현상도 나타났다. 닛산자동차의 경우 공장폐쇄.퇴직금지급 등에 따라 4~9월에만 3천2백30억엔의 적자를 냈으며 내년 결산때는 적자가 5천9백억엔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금융기관을 제외한 상장기업으로는 사상 최대규모의 적자다.

반면 도시은행.신탁은행 등은 공적자금 지원 및 부실채권 정리에 힘입어 대형 17개 은행중 16곳이 모두 7천5백31억엔의 흑자를 기록했다. 도쿄미쓰비시(東京三菱)가 1천10억엔으로 가장 많고 상와(三和) 6백62억엔, 미쓰이(三井)신탁 5백52억엔의 순이었다.

한편 와코(和光)경제연구소는 이번 결산 결과와 관련, "기업들의 경영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개선될 것" 이라고 분석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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