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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프로 첫 정규리그 5연속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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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신한은행 선수단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선수는 강영숙(왼쪽). [천안=연합뉴스]


2010~201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도 신한은행 세상이었다. 신한은행이 14일 천안 국민은행연수원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국민은행을 67-62로 이기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시즌 26승3패(승률 0.897)로 2위 삼성생명(20승9패)과 승차를 6경기로 벌리며 남은 6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1위를 결정지었다.

 신한은행은 2007년 겨울리그 이후 다섯 시즌 연속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5연속 우승은 처음이다.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가 1986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적은 있으나 그 기간 정규시즌 1위는 단 한 번(88년)뿐이었다.

 이날 경기는 시종 팽팽했다. 홈팀인 국민은행의 정덕화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몸을 던져서라도 신한은행의 우승 플래카드를 막아 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천안을 떠나 연고지를 청주로 옮기기 때문에 ‘천안 고별전’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신한은행은 3쿼터까지 50-51로 끌려갔다. 하지만 4쿼터 들어 하은주(11점)와 전주원(7점)의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역전했다. 2m2㎝의 최장신 센터 하은주와 노련한 전주원의 2대2 플레이는 이번 시즌 신한은행의 강력한 무기다.

 신한은행의 독주를 두고 그동안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샐러리캡(구단별 연봉총액상한제)이 있는데도 하은주·정선민·전주원·최윤아 등 국가대표 주전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게 과연 규정을 지키면서 가능하느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신한은행의 압도적인 경기력 탓에 리그의 재미가 떨어진다는 팬들의 불만도 컸다.

 하지만 이번 시즌 신한은행의 우승은 좀 다르다. 신한은행은 가드 최윤아가 어깨 수술 후 재활을 하느라 2라운드 후반까지 결장했다. 또 정선민은 개막전에서 골반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고 두 달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김단비(21)·김연주(25)·이연화(28) 등 젊은 선수들이 치고 나와 팀을 이끌었다. 37세 노장 정선민은 예정보다 빨리 복귀한 뒤 재활을 하면서 경기에 나서는 독기를 보여줬다. 삼성생명·신세계·국민은행 등 라이벌 팀들이 주축 선수의 부상으로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졌던 것과는 달랐다.

 신한은행은 3라운드 중반까지도 삼성생명에 뒤진 2위였다. 하지만 전주원(39)·정선민 등 베테랑과 ‘젊은피’의 활약이 어우러지면서 리그 후반부에 독주했다.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시즌 초반 주전들이 대부분 다쳐 이번에는 우승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선전했다. 이번 시즌만큼은 욕 안 먹고 우승한 것 같다”며 웃었다.

천안=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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