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방 65년 무용인생 총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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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무용의 살아있는 역사인 우봉(宇峰) 이매방(72) 선생의 무용인생 65년을 기념하는 대공연이 28~29일 오후 7시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그동안 간간이 무대에 서긴 했지만 우봉이 개인발표회를 갖는 것은 지난 96년 고희기념 공연 이후 처음이다.

걸음마를 겨우 옮길 무렵 시작한 춤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오늘에 이른 이번 공연은 우봉의 나이를 감안할 때 마지막 개인공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에게는 무용인생을 총정리하는 자리인 만큼 여느 때보다 의미가 큰 공연인 셈이다.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와 97호 '살풀이춤' 보유자인 우봉의 제자는 이 두 종목에서만도 공식 이수자와 전수자가 1백 명을 넘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송수남.김진흥 등 제자 80여 명이 출연해 스승과 함께 12가지 춤을 선보인다. 중요무형문화재 92호 태평무 보유자인 강선영씨도 특별출연한다.

우봉은 고희공연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보유종목인 '승무' 와 '살풀이춤' 을 독무로, '입춤'과 '보렴무'를 제자들과 함께 춰 아직도 건재하는 원로 '현역'의 모습을 보여준다. 새로운 작품은 아니지만 그동안 제자들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맛보았던 우봉의 예술적 깊이와 격조를 느낄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라 하겠다.

이번 공연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작품도 있다. 신작은 아니지만 공연기회가 많지 않았던 '기원무'와 50년대 창작춤 '장검무'를 선보이는 것. 공연마다 의상을 직접 지어 입는 것으로도 유명한 우봉은 이번 공연에서도 많은 옷을 직접 지었다.

악사의 라이브 연주가 아닌 녹음으로 반주가 이루어져 아쉬움이 남지만 여느 공연에서 볼 수 없는 웅장한 규모와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이 예술적 감흥을 느끼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문의 02-53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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