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레이만 “시위 더 이상 못 참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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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술레이만(Omar Suleiman·사진) 이집트 부통령이 반정부 시위대에 해산을 촉구하고 나섰다. 술레이만은 8일(현지시간) 이집트 언론 대표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타흐리르 광장에서 계속되는 시위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현재의 위기가 최대한 빨리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집트 관영 뉴스통신 MENA가 전했다.

 술레이만은 이집트 현 체제의 종말은 있을 수 없으며 사임 압박을 받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 대통령도 “당장 물러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집트 정부가 시위대의 민주화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원한다면서 “우리가 경찰기구로 이집트 사회를 다루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시위가 계속되면 경찰력으로 시위 진압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술레이만은 “대화가 없을 경우 쿠데타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가 참석자들의 해명 요구에 “군사 쿠데타가 아니라 통치 능력이 없는 세력이 국가기구를 전복하는 상황을 가리킨 것이었다”며 한 발짝 물러서기도 했다. 그는 시위를 틈타 탈옥한 수천 명의 수감자에 대해선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주의자들이 포함돼 있다”며 다시 잡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술레이만의 발언은 시위 초기 붕괴 위기에까지 몰렸던 무바라크 정권이 이제 세력을 회복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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