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IMF 2년] 외형적 회복세속 계층간 소득격차는 심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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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체제 2년동안 경기가 호전되고 외환보유고가 늘어나는 등 외형적인 회복세를 보였지만 상.하위 계층간 소득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고 설비.건설투자 등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부는 18일 '통계로 본 IMF 2년' 이란 자료에서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마이너스 5.8%에서 올 상반기에 7.3%로 반전된데 이어 연간 성장률은 8~9%로 전망되는 등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생산 증가율도 98년(연간)에는 마이너스 7.3%로 97년보다 크게 떨어졌으나, 지난해 11월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면서 최근 20%대로 높아졌다.

제조업 가동률도 98년 68.1%에서 최근 80%로 거의 정상가동 수준에 이르렀다.

97년말 1천5백30억달러에 이르렀던 외채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던 '국가비상금' 인 외환보유고의 경우 97년말 39억달러에서 올 11월 6백84억달러로 발돋움한데다 지난 9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외국에서 빌린 돈보다 받을 것이 더 많은 순채권국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같은 청신호의 이면에 IMF체제 극복을 위해 해결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중 도시 근로자 가구 상위(5분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4백37만9천9백원으로 최하위 20%(1분위)의 82만8천4백원의 5.3배나 돼 환란 이전인 97년 3분기(4.5배)보다 오히려 확대됐다.

특히 소득 상위 20%의 자가용 구입 및 유지비.잡비.교양오락비 등 세가지 소비지출액은 81만4천1백원으로 하위 20%의 소비지출 총액(83만원)과 비슷해 소비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활동의 원동력인 설비투자도 아직까지 환란 이전의 87%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건설 수주도 IMF 체제 이전의 62.7% 수준에 그치고 있다.

물가도 올 연초 0.7% 선에서 연말에는 1.2% 정도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이후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비가 살아나면서 수입이 다시 급증해 경상수지 흑자도 98년 4분기 87억달러에서 올 3분기 57억달러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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