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60조원 돌파

중앙일보

입력

소비가 늘어나고 증권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6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가계대출의 상당부분이 주식투자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 증시가 폭락할 경우 또다시 가계부도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예금은행(농수축협 및 외은지점 제외)의 가계대출 잔액은 60조5천116억원을 기록, 작년말의 47조2천863억원보다 무려 13조2천253억원(28%)이나 증가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4조1천628억원 감소했었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을 합친 전체 대출금 가운데 소비성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말 29.8%에서 31.2%로 높아졌다.

은행의 가계대출은 올 상반기 한달 평균 1조원정도 밖에 늘지 않았으나 7월에는 1조5천303억원, 8월 1조7천8억원, 9월 1조4천692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된데 이어 10월에는 2조2천74억원이 늘어났다.

이러한 가계대출 급증 현상은 개인들이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갚거나 공모주청약 또는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 은행 빚을 다시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들도 자산운용이 어렵게 되자 우대금리를 적용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는등 대출세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대기업대출 잔액은 작년말보다 6조798억원 늘어난 36조6천954억원, 중소기업대출은 16조2천118억원 증가한 96조8천17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가 자칫 과소비성 자금이나 지나친 주식투자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