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준 상대 말 안 했다” … “한명숙 의원이라 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김우진)의 심리로 열린 한명숙(67) 전 총리의 ‘9억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대한 6차 재판에서 ‘진실 게임’이 벌어졌다.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을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가 법정에서 이를 번복한 한신건영 전 대표 한만호(50·수감 중)씨와 이 회사 전 경리부장 정모(여)씨의 첫 대질신문에서다. 비자금을 직접 쓴 사장과 사장의 지시로 비자금을 관리한 경리부장 가운데 누구 말이 진실일까.

　두 사람은 이날까지 각기 세 차례 법정에 섰다. 각자 일관된 진술을 했다. 한씨는 돈을 준 적이 없다는 것이었고 정씨는 한 전 총리에게 준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었다. 첫 대질신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씨는 “정 부장은 자금을 만들고 나는 집행한 사람인데 누가 더 정확하게 알겠느냐”며 “나는 정 부장에게 누구에게 (비자금을) 준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는 “장부 지출내역에 사장님이 적어놓은 ‘한’이 누구를 뜻하느냐고 묻자 ‘의원님’이라고 직접 답했었다”고 주장했다. ‘의원님’은 한 전 총리를 지칭한다는 의미였다.

구희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