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보장에 최고 수익률 10%대 … 은행권 ELD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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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정기예금 금리가 올랐다고 해도 기껏 연 4%대다. 이 정도 금리로는 성에 안 차는 사람이 많다. 코스피지수가 2100 선을 오르내리는 주식시장에 지금이라도 뛰어들어야 하나 고민스럽다. 눈치 빠른 은행들이 이런 고객들을 겨냥해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주가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지수연동예금(ELD)이 그것이다.

 ELD는 지수가 만기까지 정한 구간 안에서 움직이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만기는 보통 1년이다. 지수가 예상대로만 움직이면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설사 예상이 빗나가도 원금은 보장된다.


 사실 ELD는 지난해처럼 주가지수가 쭉쭉 오르는 활황기엔 매력이 다소 떨어진다. 지수 오름폭의 절반 정도만 수익으로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은행이 판매한 ELD 중 지난해 만기가 돌아온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7% 정도였다. 3%대였던 정기예금 금리보다는 높지만 지난해 코스피지수 상승률(21%)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엔 주식이나 펀드에 비해 안정적인 ELD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하나은행 리테일사업부 정재훈 차장은 “코스피지수가 크게 오르면서 혹시 조정이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원금이 보장되는 ELD를 고객들이 찾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ELD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설 연휴를 전후해 ELD 신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코스피200지수가 기준지수에서 20~30% 이내로 오르면 최고 10% 중반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주를 이뤘다. 최고 13.63%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하나은행의 ‘ELD 적극형 87호’나 최고 수익률이 17%인 대구은행 ‘리치지수연동예금 적극형’ 등이 그 예다. 단 지수가 정한 범위를 한 번이라도 넘어가면 연 3~5%로 수익률이 조기에 확정된다. 지수가 기준치보다 떨어지면 수익률은 0%다.

 지수가 오를 때나 떨어질 때 모두 수익을 내는 양방향형 ELD도 있다. 지수가 이미 많이 올라와 있는 만큼 떨어질 경우도 함께 대비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하이믹스 복합예금 34호 코스피200 양방향형’은 지수가 기준 대비 -20~25%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지수 변동폭의 40~43%를 수익으로 준다. 부산은행의 ‘ELD 양방향 수익추구형’ 역시 코스피200지수가 20% 이내로 떨어지거나 20% 안쪽으로 오를 때 모두 수익을 낸다. 아예 주가지수 하락에만 베팅하는 상품도 있다. 농협이 8일부터 판매하는 ‘ELD 11-2호 풋스프레드형’은 코스피200지수가 20% 이내로 떨어지면 최고 11.66% 수익을 제공한다.

 국제 원자재가격이 들썩거리면서 주가지수 대신 원자재 가격을 따라가는 ELD도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서부텍사스유(WT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D를 11일까지 판매 중이다. WTI 만기지수가 기준보다 30% 이내로 오르면 최고 10.5%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다. 이 은행 정제호 대리는 “여러 원자재 중에서도 원유 가격 전망이 좋은 편”이라 ”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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