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세계경제 호전 불구 불안요인 상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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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강력한 성장, 유럽의 실업률 하락, 일본의 느리지만 지속적인 회복 등 지난 6개월간의 긍정적 요인들이 세계경제를 호전시키고 있으나 아직도 불안 요인은 상존하고 있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밝혔다.

OECD는 16일 발표한 `99년 하반기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9개 회원국들의 경제성장은 2000년 2.9%, 2001년 2.6%로 예상했으며 올해 성장률은 2.8%로 종전 전망치 2.2%보다 상향 조정했다.

OECD는 이같은 전망은 수년만에 처음으로 일본을 제외한 주요국들의 경제가 2000-2001년 사이 각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근접해 갈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엔화강세가 이제 막 시작된 일본의 회복에 타격을 줄 수 있는데다 남미경제는 여전히 취약하고 러시아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있는 등 세계경제의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고 OECD는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내년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이며 주식과 채권, 외환시장의 과도한 반응을 최소화시켜 경제의 연착륙을 실현할 수 있도록 금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OECD는 밝혔다.

OECD는 그러나 더욱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경제의 과열을 피할 수 있더라도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3.8%로 잠재성장률 3.25%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유가와 의료비의 상승, 달러화의 약세 반전, 단위노동비용의 감소세 종식 가능성 등으로 인플레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미국 정부가 내년도 재정지출 한도를 위반해 긴축재정의 원칙을 파기할 가능성이 있으며 경상수지 적자 증가와 민간 부문의 차입,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경우 미국내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급격히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정보산업 분야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바탕을 둔 최근의 생산성 향상이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의 억제 작용을 하는 등 미국경제에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OECD는 지적했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도 예상치 못했던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나 금융 및 기업 분야의 위험요인이 남아있으며 중국은 구조조정이라는 중요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7.1%로 전망돼 지난 5월의 전망치 7.8%보다 하향조정됐으며 내년과 2001년 성장 기망 역시 6.8%와 6.5%로 종전의 7.2%와 6.8%에 비해 낮춰졌다.

OECD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의 성장전망은 크게 높여 잡으면서도 인도네시아의 경우 금융과 기업 부문의 재정 문제들로 인해 회복세가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OECD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주식시장은 자신감의 회복을 반영해 강세를 보여왔지만 실업률은 점진적으로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무역 및 경상수지 적자는 향후 2년간 감소하겠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은 여전히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경제의 가장 큰 위험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은행 및 기업 부문의 금융 문제이며 실질적인 진보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실업률이 올해 9.4%에서 오는 2001년에는 90년대초 이래로 가장 낮은 8.4%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예상보다 빠르게 실업률이 하락하고 있으며 11개 유로 회원국들의 실업률은 2001년 9.1%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이러한 실업률 하락은 임금인상 자제와 노동시장의 개혁, 정부의 고용창출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경제성장이 침체되고 있는 시기에 실업률이 하락해 온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15개 EU 및 유로 회원국들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 2.1%에서 내년과 2001년에는 2.8%로 예상돼 OECD 회원국 평균보다는 낮았으나 종전 전망치 2.6%보다는 상향조정됐다. [파리 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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