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초점] 증시 1000포인트 … 다시 뚫고 오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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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대우사태를 딛고 다시 한번 지수 1, 000 포인트를 돌파할 것인가.

우려했던 '11월 금융대란설' 이 별다른 상황없이 지나가면서 지난 7월 이후 4개월만에 1, 000 포인트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15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장초 1, 003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대거 나오면서 970선까지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증권 전문가들 사이에선 조만간 주가가 1, 000 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란 낙관론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란 신중론이 엇갈렸다.

◇ 기관 움직임이 관건〓지난 7월 1, 000 포인트 돌파의 주역은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투자가였다.

당시 외국인들이 꾸준한 '팔자' 를 보이는 상황에서 기관들은 적극적인 '사자' 로 5년만에 지수 1, 000 시대를 열었다.

이후 대우 사태가 터지면서 주가지수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그런데 이번에는 외국인들이 '사자' 를 보이는 반면 기관들은 꾸준한 '팔자' 를 보이고 있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사자' 는 다소 주춤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기태(金基泰) 엥도수에즈WI카증권 이사는 "외국인들은 단기간에 주가가 너무 많이 오름에 따라 추가 매수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며 "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Y2K)문제에 따른 위험을 감안해 연말에는 소극적인 매매를 할 가능성이 있다" 고 진단했다.

따라서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인 '사자' 에 나서느냐 여부가 추가 상승의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덕효(鄭德孝)현대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투신권이 대우채 환매에 대비해서 확보해둔 현금으로 주식투자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반면 장인환(張寅煥)KTB자산운용 사장은 "지수 800선에서 매수 기회를 놓친 기관들은 주가가 워낙 가파르게 오르자 당황하고 있다" 며 "추격 매수를 하기 보다는 일단 차익을 실현한 뒤 다시 저점 매수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고 분석했다.

◇ 호재와 악재〓주가 전망을 좋게 보는 전문가들은 대우 사태가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고 미국 등 해외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사이먼 니컬슨 글로벌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은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리상승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고 정부가 내년 총선 전까지 통화완화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이는 점이 호재" 라고 말했다.

신중론을 펴는 전문가들은 지수 980선 부근에서 대기 매물이 많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여기다가 외국인 순매수 규모 축소, 다음달 5조7천억원대의 유상증자 물량 등이 주가의 추가 상승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온기선(溫基銑)동원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장은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큰 호재였으나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태" 라며 "대우 문제가 완전히 처리된 것이 아니며 물가불안.금리상승 가능성이 있어 주가의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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