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새벽, 사자자리유성우 별똥별 우주쇼

중앙일보

입력

33년마다 태양을 찾아오는 템펠-터틀혜성의 부스러기가 지구 대기권에 들어와 별똥별이 되는 사자자리유성우(Leonids)가 오는 18일새벽 어떤 장관을 연출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규모 `별똥별축제''가 준비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항공우주국(NASA)이 유성우 관측풍선을 띄우고 유성우가 인공위성과 충돌해 피해를 일으킬 것에 대비해 비상체제에 들어가는 등 긴장하고 있다.

유성우는 혜성이 지나가며 우주공간에 남겨놓은 부스러기가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에 들어와 불타는 것으로 별똥별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데서 붙여진 말이다.

이번 사자자리유성우는 33.2년마다 태양을 찾아오는 템펠-터틀혜성의 부스러기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1366년과 1699년, 1833년, 1866년, 1965년 등 이 혜성이 태양을 찾아올 때마다 시간당 수천-수만개의 별똥별을 쏟아낸 적이 있어 과학자들은 지난해부터 2002년까지 매년 11월 17일을 전후 유성우현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해 왔다.

그러나 별똥별 숫자를 예측하는 것은 금물이다. 별똥별이 되는 혜성 부스러기는크기가 모래알 정도로 18일 새벽 지구가 통과하는 곳에 이런 입자가 얼마나 있을지는 어떤 정밀 관측장치로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천문학자들도 이번 사자자리유성우에서는 혜성이 찾아오지 않았을 때나타나는 시간당 20개 내외보다는 별똥별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 막연히 전망을 내놓으며 얼마나 장관을 이룰지는 직접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사자자리 유성우축제 및 관측방법

한국과학문화재단과 천문우주기획(☎ 02-587-3346)은 17일밤부터 18일 새벽까지경기도 이천 덕평수련원에서 ''99 별똥별 큰 잔치''를 마련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유성우 관찰 뿐아니라 로켓발사와 불꽃놀이,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목성.토성 관측, 별자리 찾기 등 청소년들에게 우주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준비된다.

유성우를 보는데 특별히 좋은 장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초겨울 추위를 막을 수 있는 침낭이나 담요, 외투 등만 준비한다면 불빛이 없는교외나 시골이면 어떤 곳이든 좋다.

사자자리 유성우가 나타나는 쪽은 동북동쪽 하늘에 있는 낫모양의 사자자리에서가장 밝은 별인 `레굴루스''를 찾으면 된다. 가을철 사자자리는 새벽 1-2시에 지평선 위로 떠오르기 때문에 18일 새벽이 관측 최적기로 예상되고 있다.

유성우를 볼 때는 망원경이나 쌍안경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망원경으로보면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많은 별똥별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놓칠 수 있다. 수동카메라가 있으면 누구나 쉽게 멋진 유성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 조리개가 열려있는 B 또는 T 셔터가 있고 35㎜나 28㎜,50㎜ 표준렌즈가 달린 수동카메라에 감도(ISO) 4백 정도의 필름을 사용하면 된다.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게 삼각대로 세워놓은 뒤 조리개를 F1.4-F2.0 사이에 놓고조리개를 5-10분 개방해 놓으면 그 사이에 떨어진 별똥별 궤적이 별을 배경으로 빗금처럼 보이는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사자자리유성우 대비, 비상체제

유성우가 사람들에게 눈요기만 되는 것은 아니다. 유성우 입자는 태양계가 형성됐을 때 함께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혜성의 부스러기이기 때문에 중요한 연구대상이 되며 인공위성에는 큰 위협이 된다.

이 때문에 미국 항공우주국은 유성우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18일 새벽(세계표준시) 유성우 관측 풍선을 지상 32㎞ 높이에 띄워 고감도 비디오카메라로 별똥별을 촬영하고 유성우 입자 수집장치로 유성우를 모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이 유성우 관측풍선이 촬영하는 별똥별은 18일 오전 6시 30분(세계표준시)부터 3시간 동안 인터넷(LeonidsLive.com)을 통해 전세계에 중계된다.

이와 함께 NASA는 15일부터 사자자리유성우 현상이 끝나는 19일까지 마셜우주비행센터(MSFC)에 미 공군과 함께 유성우 감시센터를 마련, 운영키로 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간다.

별똥별이 되는 혜성 부스러기는 크기가 대부분 모래알보다 작지만 속도가 초속70㎞ 내외로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이것이 인공위성과 충돌할 경우 정밀기기에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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