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세계화 첨병 중국은 서방과 운명공동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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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왜 중국은 서구를 위협할 수 없나
에드워드 스타인펠드 지음
구계원 옮김, 에쎄
448쪽, 1만9800원

요즘 미국에선 유령처럼 ‘중화론(中禍論)이 다시 떠돈다. 강대국으로 발돋움한 중국 탓에 미국이 큰 화를 입을 거라는 예언이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설익은 인식에 터잡은 ‘도그마’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책이 나왔다. 미 MIT의 전문가가 중화론의 오류를 지적한 이 책이 주인공이다.

 저자는 서방 세계에 퍼져있는 착각과 함께 의미 깊은 중국 내 변화들을 거론한다. 가장 먼저 다뤄지는 건 중국 경제 분야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지만 정치적으로는 달라진 게 없다는 상투적인 인식 문제다. 이를 두고 저자는 “이것만큼 틀린 말도 없다”고 매섭게 쏴붙인다. 중국에서도 경제적 변화 뿐 아니라 정치적 변혁 역시 이에 맞물려 일어났다는 주장다. 나아가 중국인들의 정치적 삶을 “포로에서 시민으로” 변화했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정치·경제적 변화의 동력은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걸 밀도있게 설명한다. 여기서의 세계화는 국경을 넘는 여행객· 상품이 늘어나는, 단순 교류의 확대를 뜻하지 않는다. 그보다 한 회사에서 일어나는 생산 단계가 여러 나라로 흩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의 세계화는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중국의 변화는 국제적 경제질서를 적극 수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피동적 수용인 셈이다.

 이런 특성을 종합해 ‘중화론’과 반대되는 결론을 내린다. 중국은 서방이 쌓아올린 국제 질서에 순응하면서 세계적인 분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까닭이다. 중국의 부상은 기술 혁신과 상업적 창조에 촉발해 미국 등 서방에게 도움을 준다는 게 저자의 메시지다.

남정호 국제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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