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자금력에 업계 비상한 관심

중앙일보

입력

롯데그룹의 '자금동원력'이 다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롯데그룹이 작년부터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백화점과 할인점사업 강화를 위해 경쟁사들을 초긴장 상태로 내몰 정도로 점포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데다 대한생명, 진로쿠어스에 이어 최근에는 해태음료를 인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군에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의 이런 거침없는 행보 뒤에는 작년초 오너인 신격호회장이 약속한 사재출연과 대규모 해외차입금이라는 '든든한 배경'과 관련이 있다고 풀이한다.

신 회장은 작년초 국내사업 투자용으로 사재 1천만달러와 일본 금융기관으로부터 3억∼5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단계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자금을 원화로 환산하면 3천720억∼6천120억원 규모다.

롯데는 이 가운데 우선 1억달러를 계열사 재무구조개선 지원용이나 신규사업 등에 투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출연한 사재가 포함된 자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국내사업에 투자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룹차원의 투자는 계열사 롯데쇼핑의 점포확장에서 두드러진다.

롯데쇼핑은 지난 1일 일산에 백화점과 할인점을 동시 개점한데 이어 내년 상반기중에 대전점과 강남점 오픈을 각각 준비중이다. 또 내년 연말까지는 14개의 할인점을 추가로 연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았다.

이 가운데 일산점 개점과정에는 신 회장의 자금 일부가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측은 "작년초 들어온 신 회장 자금 중 절반가량은 현재 그대로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잡혀 있는 2000년대 장기계획에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투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근 해태음료 인수기업 대상명단에 난데없이 롯데칠성음료가 떠오른것도 이같은 신 회장의 사재출연금 등 막강한 자금력에 힘입은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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