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신.구 스타들 마지막 힘겨루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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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매스컴들은 갖가지 전망을 내놓는데 올해는 예년과 다른 현상이 눈에 띈다.

이맘 때면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던 허재(34.삼보), 강동희(33).김유택(36.이상 기아) 등의 이름이 보이질 않는다. 30대 노장들이 무대 뒤편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뜻이다.

정인교(30.기아), 김상식(31).정재근(30.이상 SBS), 이훈재(30.동양) 등도 30줄에 들어섰다.

대신 90년 이후 등장한 '오빠부대' 의 우상들이 정상등정에 나서고 있다.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이상민(27.현대)과 서장훈(25).현주엽(24.이상 SK)은 이미 스타덤에 발을 올렸다.

올 시즌에는 병역을 마치고 복귀한 전희철(26.동양).우지원(26.신세기), 루키 황성인(23.SK) 등이 가세한다.

올 시즌은 신.구 스타들이 힘겨루기를 벌이는 마지막 무대일지 모른다. 이 싸움은 포지션 경쟁 정도가 아니라 프로농구의 흐름과 대세가 걸린 결전이다.

전문가들은 젊은 선수들에게 높은 평점을 매기고 있는 듯하다.

30대 노장들의 리더는 허재와 강동희. 허는 97~98시즌 플레이오프 MVP, 강은 원년 MVP였다. 강이 일단 같은 포지션(가드)의 이상민에게 권좌를 물려준 상황이라 허재 홀로 '베테랑 농구' 의 마지노선을 지키고 있다.

허.강의 고전이 예상되는 이유는 힘과 스피드에 의존하는 프로농구의 흐름 때문이다.

전성기에는 허재.강동희야말로 파워농구의 화신이었지만 이제는 젊은 선수들의 힘과 스피드를 당해내기 어렵다.

그러나 무대가 플레이오프로 옮겨지면 고참들의 관록이 빛날 것이다.

아시아선수권대회 일본전에서 허재가 터뜨린 결승골이 보여주듯 큰 승부에서는 힘과 스피드 못잖게 경험이 위력을 발휘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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