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어축제 취소로 얼어붙은 화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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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화천군 화천읍 동촌1리 호수마을은 겨울에도 관광객이 많다. 산천어축제와 연계해 뗏목 빙어낚시축제를 열기 때문이다. 올해도 마을 청년들은 500만원을 들여 틈틈이 눈썰매장을 만들고 상수도시설을 손보는 등 축제를 준비했다. 두부와 떡 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도 짰다. 그러나 올해는 관광객 맞기가 어려워졌다. 산천어축제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마을축제도 취소했다. 이장 김호선(55)씨는 “축제가 열리는 동안 경비를 제외하고도 2000만원 정도 마을 소득을 올렸는데 올해는 기대할 수 없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산천어축제가 취소돼 화천 지역경제가 얼어 붙었다. 이 축제는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533억원에 간접효과까지 합하면 1164억원에 달하는 등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도발로 군장병의 발길이 끊겨 어려운 상황에서 축제까지 취소돼 지역경제는 더 타격을 받게 됐다.

 축제장에 입점할 예정이었던 14개 낚시점은 2000만~3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준비한 상태다. 모텔과 펜션 등 280여 개 숙박업소의 예약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음식점도 개점 휴업상태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봄부터 준비해 마련한 10억원 상당의 농특산물도 판로를 잃었다.

 축제 준비를 위해 들인 비용도 부담이다. 빙등광장 등 일부 시설물을 준공해 일반에 공개했고 얼곰이성과 눈썰매장, 짚라인 등 각종 시설물 설치도 끝냈다. 37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낚시터를 예약한 관광객에는 위약금도 물게 됐다. 확보한 87t의 산천어 처리도 문제다.

 화천군은 13일 축제 취소에 따른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긴급 주민 일자리 사업 발굴 ▶산천어 소비 방안 등은 논의하고 17일까지 종합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정갑철 군수는 “정부에 손실보전을 건의하는 등 축제 취소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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