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오른 대형주와 ‘동행’할 종목이 알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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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대형주가 숨을 고르는 사이 중소형주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잔뜩 움츠렸던 코스닥시장은 올 들어 3.13% 상승했다. 코스피는 같은 기간 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유가증권시장 내 중소형주의 지수도 대형주의 수익률을 앞질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소형주가 2.45%, 중형주가 1.9% 상승하는 동안 대형주는 0.8% 오르는 데 그쳤다.

 대신증권 박양주 연구원은 “지난 한 해 코스피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대형주 가격이 너무 올라 앞으로 더 오를 여지가 많지 않다”며 “이 때문에 저평가돼 있어 상승여력이 큰 중소형주에 관심이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코스닥이나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우선 성공한 대형주의 후발주자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유진투자증권 변준호 스몰캡팀장은 “지난해 빛을 본 대형주와 연관된 중소형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 팀장은 지난해 많이 올랐던 정보기술(IT) 업종과 자동차 업종의 부품주인 반도체 장비, 자동차 부품 등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하나마이크로·에스엔유·덕산하이메탈·성우하이텍·S&T중공업 등을 꼽았다.

 성장성과 수익성은 큰데 이런 내용이 주가에는 미처 반영되지 않은 종목을 고르는 것도 관건이다. 현대증권 양창호 연구원은 중소형주 중에서 2000년 이후 10년간의 이익 성장률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 높은 기업을 골랐다. 여기서 다시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0년간 평균보다 50% 이상 높은 기업을 추렸다. 돈을 꾸준히 잘 버는 기업이 어딘지를 본 것이다. 이 중 지난 10년간의 주가수익비율(PER)에 비해 현재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종목을 골랐다. 그 결과 제약주가 대부분 이 조건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종목으로는 녹십자·태평양제약·대원제약·광동제약 등이 여기에 해당했다.

  너무 싼 종목만 찾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대형주가 크게 오르면서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투자자는 지난해 실적 대비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은 종목에 투자하기 십상이다. 삼성증권 이남룡 책임연구원은 그러나 “지난해 실적에 연연하지 말고 올해 실적 개선이 이뤄질 종목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런 기준에서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화학 업종 중에서 카프로·대한유화·한솔케미칼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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