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펀드, 올해는 일본·미국을 주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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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적 전망 속에 해외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 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경기가 살아나면 사무실 임대 등이 늘어나며 부동산에 투자한 리츠 펀드의 수익률이 좋아진다. 인플레이션 위험을 상쇄할 수 있는 대안 투자도 될 수 있다.

 리츠는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회사다. 상가나 사무실에 투자해 나오는 이익을 배당한다. 국내에서 팔린 해외 리츠펀드는 해외 증시에 상장된 다양한 리츠의 주식을 사는 재간접펀드다. 투자 지역별로 선진국에 분산투자하는 글로벌 리츠와 아시아와 호주에 투자하는 아시아·태평양 리츠, 일본 리츠 등으로 나뉜다.

 리츠 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수익률도 반 토막 났다. 하지만 2009년부터 서서히 부진을 털어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태평양 리츠의 성과가 좋았다. 글로벌 리츠 펀드의 성과도 괜찮아 6개월 수익률(10.1%)이 해외 주식형 펀드(7.88%)를 앞섰다.

 최근 눈에 띄는 것은 일본 리츠 펀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비실대던 일본 리츠 펀드는 반전에 성공하면서 순항 중이다. 1년 수익률이 30%에 육박한다. 최근에도 기세를 이어가며 1개월 수익률 7.78%, 3개월 수익률 16.23%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은행이 신용등급 ‘AA’ 이상 리츠에 500억 엔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것이 수익률 상승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올해는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 리츠 펀드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상황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가세하며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내재 가치에 비해 가격이 낮은 것도 매력적이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리츠 시장이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둔화하는 데다 공실률도 줄어드는 등 바닥권에서 벗어난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강세를 보였던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김종철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홍콩이나 부동산 시장에 다소 거품이 있어 보이는 호주의 경우 가격이 부담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리츠 펀드는 투자 지역에 따라 성과가 천차만별일 수 있다. ‘한화 라살글로벌리츠’ 펀드는 미국(52.87%)의 투자 비중이 가장 높다. 호주(10.19%)와 영국(5.99%)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골드먼삭스 글로벌 리츠’ 펀드의 투자 비중은 호주(47.35%)와 미국(22.39%), 홍콩(9.81%) 순이다. 해외 리츠는 부동산이 아니라 ‘부동산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인 만큼 부동산 시황보다 주식 시장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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