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춘 성균관에듀 원장을 만나보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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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업계에 따르면 2010년 3월말 전국 기숙학원 등록생은 1만500여 명으로 2009년보다 3000여 명이 늘어났다.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대형 입시학원의 기숙학원 시장 진출도 눈에 띄고 있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성균관에듀 김동춘 원장을 만나 들었다.

-기숙학원이 학생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성적 향상도가 높아서다. 재수는 공부 흐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데 자칫 주변 생활환경의 유혹 때문에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철저히 차단하고 학습에 전념할 수 있게 모든 환경을 갖춰야 한다. 학습에만 집중하면 성적 향상은 당연한 결과다.”

-생활환경 못지 않게 학습 지도 시스템도 중요한데.

“학생 개별 맞춤학습·상담 시스템은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기숙학원은 대부분 상담을 통한 학생 개인별 진학지도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옥석을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성균관에듀의 경우 진학지도 컨설턴트 개념인 학습 매니지먼트 교사들이 상주한다.

총 320명의 학생에 전임강사 16명, 정교사 자격증을 갖춘 매니지먼트 교사가 10명이다. 세심한 관리를 할 수 있는 구조다. 1일 고사와 주말·월말 고사 결과를 분석해 학생의 학업상황을 주2회 홈페이지를 통해 업데이트한다. 정확한 분석과 결과 예측은 성적 향상의 기본 전제조건이다.”


-성적향상의 실례를 들어달라.

“지난해 우리 학원에 다닌 라윤채(19·경희고 졸)군은 2011학년도 수능에 재도전해 수리·과학탐구 영역에서 1등급을 받았다. 언어·수리·외국어·탐구영역 순으로 4·1·4·1등급을 기록했다. 이 학생은 지난해 초 모의고사에서 5·6·6·6 등급 성적으로 재수를 시작했었다. 지난해 이맘때부터 기숙학원에 들어와 기초부터 다지기 시작하더니 원하는 영역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모의고사 성적과 목표 학교 전형에 맞게 특정 과목에 시간을 집중투자한 결과다. 현재 라군은 수리·과학탐구영역 점수만 반영하는 성균관대 기계공학과와 홍익대 건축학과에 원서를 제출했다.

또 기숙학원에 들어올 때 목표를 미리 정하고 들어온 학생도 있다. 마찬가지로 취약과목은 아예 버리고 지망학과에 필요한 과목만 집중한다는 전략이었다. 언어·수리·외국어·탐구영역 순으로 7·4·2·3이었던 성적이 올해 4·1·1·1등급으로 껑충 뛰었다. 이 정도면 언어영역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지방대 의대까지도 합격할 만한 성적이다. 모두 기숙학원의 집중상담, 집중학습의 효과다.”

-대형 입시학원들의 기숙학원 설립이 늘고 있다. 생활환경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있는데.

“수도권에서 전문 기숙학원을 운영할 만한 시설을 갖춘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연수원이나 모텔 등을 리모델링해 쓰고 있다. 필요한 학업환경을 충분히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기숙학원이 홍보에 활용하고 있는 ‘소규모 그룹지도’를 보더라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공간의 제약 때문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 기숙시설도 대부분 4인 또는 6인실이다. 요즘은 어려서부터 혼자 자기 방을 쓰면서 커온 학생이 많다. 다인실은 이런 학생들에게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2인1실이 적당하다고 본다. 거기에 각방에 화장실·샤워실까지 갖춰져 있다면 금상첨화다.”

-기숙학원에 맞는 잘 맞는 학생의 특징이 있나.

“특별히 기숙학원에 맞는 학생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혼자서 공부를 잘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기숙학원에서 생활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10개월 동안 한결같이 공부 흐름을 유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관건은 누구나 겪는 슬럼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빨리 벗어 나느냐에 달려있다. 체계적인 관리와 도움이 필요한 이유다. 체력과 지구력, 불안심리 극복 등은 혼자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

[사진설명]성균관에듀의 김동춘 원장은 “연수원이나 모텔을 리모델링해 학원으로 사용하는 업체가 많다”며 “학습지도 시스템 뿐 아니라 시설면에서도 면밀히 따져 기숙학원을 선택하라”고 충고했다.

<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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