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 기술의 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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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는 고대 때부터 있었다. 그리스인들은 양피지에 글자를 적고, 보낸 사람과 받는 사람이 동일한 굵기의 둥근 막대에 감아야 내용을 볼 수 있는 암호장치를 사용했다.

로마 카이사르 황제는 원래 위치보다 세 칸 뒤에 나오는 알파벳으로 암호문을 만들었다. 카이사르가 ‘KRPH’라고 보낸 암호문은 ‘HOME’을 의미했다.

 암호는 비밀을 유지하고 싶은 인류의 필요성과 함께 꾸준히 발전해 왔다. 특히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암호 전쟁은 치열했다. 미국은 국가안전보장국(NSA)을 1950년대 설치해 소련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정보 수집과 암호화된 통신 내용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 소련도 국가보안위원회(KGB)를 확대 개편해 미국과 첩보전을 벌였다.

 현재 세계 인터넷 사회를 주도하는 암호화 기술은 7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공개키 암호(RSA)다. 무려 10진수로 300자리(2진수로는 1024자리)가 넘는 어마어마하게 큰 숫자를 사용한다.

특징은 암호화는 아무나 할 수 있지만 푸는 사람은 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닫으면 무조건 잠기는 호텔 방문과 비슷하다. 문을 닫는 일(암호화)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여는 열쇠는 방 사용자만이 갖고 있는 것과 같다. 이와는 달리 가정집 열쇠처럼 닫는 열쇠와 여는 열쇠가 동일한 공통키 암호가 있다.

 RSA 암호를 푸는 것은 수퍼컴퓨터로도 쉽지 않다. 전문 해커라도 스스로 암호를 풀고 다른 컴퓨터에 침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암호=어떤 의미를 가진 문장이나 기호를 남이 알지 못하게 처리한 것을 말한다. 사이버 세상에서는 특히 자신의 신분을 인증하거나 상품 주문, 송금을 할 때 남이 변조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원정보에 어떤 수를 곱하거나 더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원래 형태와 다르게 변형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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