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삼총사, 내년시즌 진로 달리할 듯

중앙일보

입력

'99일본프로야구에서 주니치 드래곤스를 센트럴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한국인 삼총사가 내년 시즌 각자 다른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29)이 일찌감치 미국행을 선언한 데 이어 최근 선동열(36)마저 요미우리자이언츠로 이적설이 나돌아 내년 시즌 이종범(29)만이 외롭게 나고야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선동열은 2번째 2년 임대기간이 끝났지만 진로가 아직 불투명하다.

여전히 선동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해태 정기주 사장은 "열흘전 제3자를 통해 요미우리가 영입할 의사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구체적인 제의는 없다"고 말한 뒤 "우리로선 이왕이면 주니치와 계약을 마무리짓고 싶지만 협상을 해 봐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주니치는 선동열이 필요한 요원이지만 부대 조건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선동열은 올시즌 1승2패28세이브로 주니치의 확실한 마무리로 활약했지만 내년에는 만 36살이라는 나이가 주니치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다.

또 선동열의 거액연봉(2억엔) 외에 해태에 재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러워 주니치가 재임대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정규시즌이 끝나자 마자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힌 이상훈은 최근 주니치 구단의 설득에도 요지부동이다.

98년 주니치 입단당시 LG 트윈스로부터 2년동안 2억엔에 임대됐던 이상훈은 임대기간이 완료된 뒤 미국행을 원할 경우 아무 조건없이 풀어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상태.

이상훈은 지난 달 30일 이토 오사무 구단 대표와의 면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은 오랜 꿈으로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밝혀 주니치를 떠날 생각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98년 4억5천만엔에 해태에서 주니치로 완전 트레이드됐던 이종범은 내년에도 주니치에 남는다.

이종범은 올시즌 기대에 못미쳤지만 주니치가 완전한 권리를 갖고 있는 선수인 만큼 연봉을 삭감하더라도 내보낼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선동열과 이상훈, 이종범은 '99시즌 주니치의 한국인 삼총사로 우의를 돈독히 했지만 내년에도 똑같은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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