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고개 숙이니 단독주택이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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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국민은행이 5일 발표한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아파트값은 2.9% 내린 반면 단독주택은 0.5% 올랐다.

연립주택은 아파트처럼 약세로 0.5% 떨어졌지만 하락폭은 작았다. 2008년이후 4년째 단독주택이 아파트보다 많이 오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특히 아파트와 단독주택간의 가격 변동률 차이가 컸다. 경기도의 아파트는 지난해 3.4% 내렸는데 단독주택은 0.4% 올랐다.

서울의 경우도 아파트 값은 2.2% 하락한 반면 단독주택은 0.4% 상승했다.

이런 현상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최근 활발히 일어난 뉴타운 개발 등 각종 재개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개발이 예상되는 단독주택 밀집지역에 아파트 입주권을 노린 단독주택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예스하우스 전영진 사장은 “낡은 단독주택이 몰려 있는 곳은 재개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세를 낀 투자수요가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타운 개발, 대출규제 풍선효과 등 때문

최근 꾸준히 이어졌던 전세난의 영향도 있다. 소형주택과 오피스텔 부족 현상이 심해지자 빌라 및 다세대 주택을 지어 임대하려고 단독주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서울 마포·은평·용산·성동구 등의 단독주택 값이 많이 뛴 것은 이 때문이다. 예컨대 은평구 응암동 일대 단독주택은 지난해 초만해도 3.3m²당 800~900만원이었으나 최근엔 1200만원에도 찾기 힘들다.

용산구 씨티공인 정현주 사장은 “한강로 158번지 일대 단독주택 지역의 3.3m²당 시세는 700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며 “임대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서 부르는 게 값이 됐다”고 전했다.

아파트와 달리 대출규제를 받지 않고 경기 변화에 덜 민감한 점도 단독주택의 시세가 아파트에 비해 많이 오른 이유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단독주택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소득이 부족해도 담보만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있다”며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사람들이 단독주택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에 비해 거래가 많지 않아 시세 변동이적은 것도 단독주택 집값이 아파트에 비해 안정적인 이유다.

길음동 온누리공인 장명환 사장은 “단독주택은 종전에도 시세가 많이 오르지 않았고 급매물도 거의 없다”며 “거래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덜 떨어진 것처럼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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