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 68.5cm, 허벅지왕 유병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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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대표팀 공격수 유병수(왼쪽)가 아부다비 전훈에서 조광래 감독과 함께 상대 수비수의 몸싸움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두껍다는 유병수의 허벅지가 눈에 띈다. [아부다비=임현동 기자]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의 ‘철벅지’, 걸그룹의 ‘꿀벅지’는 지난해를 뜨겁게 달궜던 유행어였다. 허벅지는 파워와 건강함을 대표했다. 굵고 단단한 허벅지는 축구선수의 상징이기도 하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훈련 중인 축구대표팀에도 ‘허벅지 왕’이 있다. 공격수 유병수(인천)다. 둘레가 68.5㎝나 된다. 그는 파워 넘치는 슈팅으로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22골)에 올랐다. 대표팀의 황인우 재활 트레이너는 “허벅지 굵기만 따지자면 유병수가 최고다. 최근 10년간 대표팀에 온 선수 중 제일 굵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병수는 “태어날 때부터 굵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소중한 유산”이라고 말했다.

 유병수 외에도 곽태휘(교토·65㎝)와 차두리(셀틱·64㎝)가 튼실한 허벅지를 자랑한다. 황 트레이너는 “치료실에서 유병수·곽태휘·차두리를 ‘빅3’라 부른다. 만약 세 선수가 동시에 허벅지 마사지를 받으러 오면 그날 치료실 문을 닫아야 한다”며 웃었다.

 허벅지가 튼튼하면 운동능력이 좋다. 김장열 제주 유나이티드 재활 트레이너는 “허벅지 근육의 크기와 근력은 비례한다. 축구에 필요한 파워와 순발력, 그리고 민첩성과 직결된다. 허벅지의 굵기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자랑거리”라고 전했다. 체육과학연구원 송주호 연구원은 “복근부터 허벅지 대퇴근까지를 ‘파워존’이라 부른다. 운동선수에겐 힘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허벅지는 무릎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김장열 트레이너는 “브라질 선수 산토스는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없는데도 개의치 않고 영입했다. 허벅지 근육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산토스는 지난 시즌 14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허벅지 굵기가 축구 실력을 결정짓는 건 아니다.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유나이티드병원 원장은 “이청용(볼턴)의 다리는 가늘어서 마치 여자 다리 같다. 그런 허벅지에서도 파워와 순발력이 나온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허벅지 앞뒤 근육의 균형이다. 허벅지 전체 근육 중 앞근육(대퇴사두근)이 70%, 뒷근육(햄스트링)이 30% 정도로 조화를 이룰 때 최고의 힘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이청용의 허벅지는 58㎝로 대표팀에서 가장 가늘다. 박지성(맨유)도 60㎝로 가는 편이다.

글=장치혁 기자, 아부다비=김종력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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