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후진타오 회담 D-15 … 숨가쁜 한반도 외교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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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개최 문제를 놓고 관련국들의 외교가 본격화됐다. 스티븐 보즈워스(Stephen Bosworth)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4~8일 한국·중국·일본을 순방한다. 로버트 게이츠(Robert Gates) 미 국방장관도 9~15일 한·중·일을 들를 계획이다. 양제츠(楊潔箎·양결지) 중국 외교부장이 3일 나흘 일정의 방미길에 올랐고,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상도 이달 중순 방한할 예정이다.

 숨가쁜 외교전은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과 맞물려 있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결과가 6자회담 재개의 갈림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두 정상은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 합의를 이뤄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면 입장 차이가 생길 전망이다. 중국은 6자회담의 조기 개최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조치 등의 ‘전제조건’을 먼저 이행해야 6자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북·미 접촉을 통해 대화 분위기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북한의 연평도 공격 충격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기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선 “미·중 정상회담에서 극적인 6자회담 재개 합의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남과 북이 새해를 전후해 서로에게 다소 변화된 시그널을 내고 있는 점은 주목거리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외교부 새해 업무보고에서 ‘6자회담을 통한 북핵 폐기’ 의지를 밝 혔다. 북한도 1일 신년 공동사설에서 “북남 사이의 대화와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연초 6자회담 외교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한국과 북한”이라며 “보즈워스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는 ‘대화와 압박’이란 기존 대북 노선을 재확인하되 ‘남북관계 개선에도 힘쓸 시점’이라는 의견을 모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 역시 미국과 협의를 마친 중국으로부터 비슷한 요구를 받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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