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MS 비디오게임기 시장 혈전 준비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일본의 소니가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놓고 혈전을 준비하고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소니측은 인터넷 접속이나 자료저장 등 웬만한 퍼스널 컴퓨터(PC)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를 내년 봄에 출시할 예정이며 MS는 이에 대항해암호명 `X-박스''를 내놓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S측이 갑작스럽게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가 단순한 게임기 차원을 넘어 PC와 TV 셋톱박스 기능을 갖춤으로써 그간 장악해 온 PC용 소프트웨어와 웹TV 시장이 잠식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됐다.

윈도 98과 윈도 NT를 혼합한 프로그램을 사용하게 될 X-박스는 소니의 신상품에쏟아질 관심을 견제하기 위해 플레이스테이션2가 미국시장에 상륙하는 내년 가을께로 출시 시기가 맞춰져 있다.

업계에서는 그간 업종이 달라 부딪힐 일이 별로 없었던 양사가 비디오 게임기시장을 놓고 충돌로 치닫는 것은 비디오 게임기가 PC의 기능을 따라잡고 PC는 거실을 파고드는 큰 흐름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소니의 컴퓨터오락 담당 책임자인 구타라기 겐은 플레이스테이션2가 단순한 비디오 게임기가 아니라 PC보다 더 쉽게 인터넷을 이용하고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는장치가 될 것이라면서 소니의 장래가 `네트워크화된 디지털 오락''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었다.

MS측으로부터 X-박스에 관한 브링핑을 받은 한 관계자는 MS측이 소니의 가능성을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X-박스 출시는 매우 거대한 위협에 대한 정면공격"이라고 지적했다.

MS측이 X-박스를 자체 브랜드로 생산할지 아니면 합작 생산업체의 상표로 출시할지는 아직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비디오 게임기 시장은 소니와 닌텐도, 세가 등 3개 업체가 주도하고 있으며 세가가 소니와 닌텐도를 뒤쫓는 판도로 짜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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