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커보커스의 사나이' 페인 스튜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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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커보커스의 사나이', '그린의 신사'

26일 비행기 추락사고를 당해 42세의 한창 나이로 세상을 떠난 페인 스투어트는 이름보다는 독특한 복장이 먼저 기억되는 전세계 골프팬들에게 가장 친근한 프로골퍼 중의 하나다.

올 해로 17년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한 베테랑이기도 한 그는 언제나 `빵떡모자'에 무릎까지 올라오는 긴 양말의 `니커보커스 스타일'로 라운딩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올시즌 US오픈 우승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특히 6월의 US오픈 마지막 홀에서 4.5m거리의 파퍼팅을 성공시킨뒤 주먹을 불끈쥐고 허공을 향해 포효하던 장면은 전세계 골프팬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장면이었다.

57년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에서 출생한 스투어트는 지난 79년 프로에 뛰어든뒤 82년 PGA투어에 데뷔, 데뷔 첫 해 2승을 거뒀고 특히 80년대 말과 90년대초 최절정의 기량을 보였다.

PGA투어에서는 통산 11승을 거뒀고 지난 6월 남자프로골프의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하나인 US오픈에서 `신들린 듯한' 퍼팅감각을 보이며 8년만에 정상에 올라 팬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올 시즌 US오픈 우승 이외에도 AT&T페블비치프로-암대회(2월) 우승, 혼다클래식과 MCI클래식 준우승 등 최근 3-4년간 계속됐던 부진을 벗고 `제2의 전성기'를 맞는 시기에 변을 당해 팬들을 더 안타깝게 했다.

스튜어트는 지난 달 열린 라이더컵에서도 93년 이후 6년만에 처음으로 미국선발로 출전해 후배선수들을 독려, 최종일 역전승을 일구는데 공을 세웠다.

기량은 물론이고 후배들과의 원만한 관계, 리더십을 감안한 차세대 라이더컵 미국선발 주장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스투어트는 또 평소 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때는 아내 트레이시 퍼거슨, 딸 첼시,아들 애런과 함께 사냥, 낚시, 요리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최고의 여가활동으로 여길 정도로 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주요약력
▶1957년 1월30일생(미주리 스프링필드)
▶79년 프로입문, 82년 PGA투어 데뷔
▶82년 쿼드시티오픈서 PGA투어 첫 승 기록
▶89년 PGA선수권 우승으로 첫 메이저타이틀
▶91년과 99년 US오픈 2회 우승
▶87년과 89,91,93,99년 라이더컵 미국선발 출전(8승2무8패) ▶PGA투어서 통산 11승, 세계랭킹 8위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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