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전자업계 수출 호황…LCD·휴대폰 풀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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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공단에서 노트북 PC용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를 생산하는 LG필립스LCD는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미국 등지의 수출 선적에 바쁜데다 시설 부족으로 공장 하나를 더 지어야할 정도이기 때문. 지난해 5억달러의 4배나 되는 20억달러의 올 수출목표 달성이 어렵지 만도 않다.

LG필립스 홍보팀 윤석환(尹晳煥)씨는 "전세계적으로 노트북PC와 LCD모니터 수요가 급증한데다 그동안 투자를 꾸준히 늘려온 결과" 라며 "수출 단가도 상승 추세" 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휴대폰도 구미 전자업계를 호황으로 이끄는 또 하나의 상품. 삼성휴대폰은 올들어 MP3.인터넷폰 등 신제품 출시로 국내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

또 유럽방식의 GSM(글로벌서비스모빌)을 새로 개발, 최근 독일.이탈리아 등지에서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서고 있다. 여기다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을 채택하는 국가가 늘어 미주시장에서도 상승세를 탔다.

삼성휴대폰의 올 수출 목표 15억~20억달러 달성 가능성이 높은 이유들이다. 삼성전자 구미공장 김정제(金正制)씨는 "연초 유럽 수출을 위해 8개 라인을 증설했고 요즘도 3교대 24시간 가동에 나설 정도" 라고 말했다.

요즘 구미공단 전자업체들이 최근 몇년간의 경기 부진을 씻고 호황세를 타고 있는데는 앞서든 두 상품 외에 모니터 업체들의 수출 호조도 한 몫 하고 있다.

구미공단 모니터업체들은 최근 전년보다 수출이 평균 22~30% 늘었고 코리아데이터시스템의 경우는 90~1백10%나 증가했다.

컬러TV 경기도 살아나는 중이다. 올해부터 평면 브라운관생산에 나선 LG전자는 주문이 밀려 지난 7월부터 라인 완전 가동에 일요일 특근까지 할 정도.

LG전자 구미공장 이종원(李宗源)씨는 "인도에선 일본 소니TV보다 비싼 값을 받을 정도" 라고 말했다.

한국수출산업단지 중부지역본부에 따르면 구미공단 컬러TV 업체들은 연말특수와 북미.러시아 수출 수요 회복에 힘입어 최근 수출이 25~30%쯤 늘었다는 것.

이 같은 환경변화로 주로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구미공단의 9월 생산 실적은 전년 동기비 35.7%, 수출은 44.2%씩 각각 증가했다.

중부지역본부 관계자는 "그러나 LG반도체를 인수한 현대반도체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디고 워크아웃에 포함된 대우전자는 여전히 어렵다" 며 아쉬워 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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